[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오픈AI가 개발한 '챗봇GPT'의 등장으로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증권업계에서도 인공지능을 활용한 여러 서비스들이 출시되고 있다.

AI를 활용한 단순한 투자정보 제공뿐 아니라 AI가 직접 주식투자를 수행하는 투자일임 서비스까지 나왔는데 시장 평균 대비 우수한 수익률을 보이는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AI를 활용한 주식투자는 돌발 상황에는 대비할 수 없어 전문가의 조언을 함께 받아야 할 필요성이 크다.
 
챗GPT가 불러온 '인공지능 전성시대', AI 주식투자 주의할 점은

▲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업계는 AI에 기반한 투자 정보제공부터 투자를 직접 수행하는 투자일임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19일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네이버와 협력해 AI에 기반한 ‘해외주식 뉴스 실시간 번역·요약 서비스’를 20일부터 출시한다. 

앞서 미래에셋증권은 2022년 7월 AI부문 강화를 위해 네이버클라우드와 업무협약을 맺었는데 이번에 AI를 활용한 투자정보를 고객에게 실제 서비스하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이번 서비스로 AI를 통해 번역된 로이터, 사우스 차이나 모닝포스트 등의 주식 관련 기사를 제공받을 수 있다. 

네이버클라우드가 학습시킨 ‘한국어 번역 언어모델’에 미래에셋증권이 주식 관련 용어를 최적화시켜 해외주식 기사를 실시간으로 매끄럽게 번역해 제공한다.
 
KB증권도 13일 AI로봇이 미국 상장회사 공시정보를 분석해 제공하는 ‘KB로보뉴스’를 출시했다. 

KB로보뉴스는 미국 주요종목 3천 개의 뉴스를 분석해 가상투자 결과 리포트를 제공한다. 이로써 개인투자자들이 접근하기 어려웠던 해외종목에 대한 정보 접근성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AI를 활용한 투자정보뿐 아니라 AI가 직접 주식투자를 하는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내놓은 증권사들도 여럿 있다. 미래에셋증권, 신한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이 대표적이다.

로봇(Robot)과 자산관리사(Advisor)의 합성어인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이 인공지능에 기반해 최적화된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주는 금융 자문 서비스를 의미한다.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는 크게 ‘투자일임형’과 ‘투자자문형’으로 분류된다. 로봇이 포트폴리오를 제시한 뒤 투자는 사용자가 직접 실행하는 서비스가 ‘투자 자문형’이며 로봇이 투자를 실제로 실행하는 서비스가 ‘투자일임형’에 해당한다. 

구체적으로 과정을 살펴보면 설문을 통해 투자자의 투자성향을 ‘적극투자형’, ‘위험중립형’, ‘안정추구형’으로 분류한 뒤 투자자의 성향에 맞춰 투자를 진행한다.

예를 들어 한 로보어드바이저는 ‘적극투자형’ 투자자의 자산을 100% 주식에 투자했으며 가격 변동성이 높은 국내 중소형주 중심으로 투자를 운용했다. 반면 ‘안정추구형’ 투자자의 경우 자산의 70%를 채권에 투자하는 등 안정적인 방식을 추구했다.

수익률을 살펴보면 지난해 한 해 동안 주요 증권사의 로보어드바이저는 평균적으로 시장수익률 대비 높은 수익률을 낸 것으로 파악된다. 보수적인 운용방식으로 하락장에서 손실을 줄였다. 

금융위원회와 코스콤 등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크 결과 2022년 평균 수익률은 안정추구형(-6.09%), 위험중립형(-8.95%), 적극투자형(-11.95%)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수익률(-24.89%)보다 높은 수준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앞으로 AI가 투자 정보 제공과 투자 자문 등에서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세계 AI 시장에서 금융 분야 비중은 2021년 기준 19.4%에 이른다"며 "챗GPT가 AI 대중화를 이끌면서 금융 분야에서도 AI 관련 시장이 지속해서 커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한국은행 역시 최근 ‘AI 알고리즘을 이용한 산업 모니터링: 증권사 리포트 텍스트 분석’의 보고서를 통해 증권업계에서의 AI의 역할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서범석 한국은행 조사국 과장은 “AI 등 통계기법을 이용하면 무수히 많은 사람의 언어를 종합해 빠르게 분석할 수 있다”며 “분석결과 AI를 통해 제시한 새로운 텍스트 지표는 국내총생산(GDP),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등 거시경제 지표를 예상하는 데 매우 유용했고 산업별 변동요인 파악에도 효과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AI의 총아로 꼽히는 챗GPT는 AI를 활용한 주식 투자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챗GPT는 AI를 활용한 주식투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AI를 활용한 주식투자는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AI의 분석 방법이 과거 데이터에 기반하기 때문에 미래에 일어날 변화에 대처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AI를 활용한 주식투자는 돌발상황에 대비할 수 없어 주의해야 한다"며 "AI를 사용하더라도 전문적인 투자자나 자문업체의 도움을 함께 받아야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투자가 가능해질 수 있다"고 제안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