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SM엔터테인먼트(이하 에스엠) 주가가 공개매수 가격을 넘어선 가운데 하이브와 카카오의 경영권 분쟁이 머니게임으로 전개될 가능성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자금 동원력이 상대적으로 풍부한 카카오의 반격이 이뤄지면 14만원을 웃돌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공개매수 가격 훌쩍 넘은 SM엔터 주가, 하이브 카카오 머니게임 본격화?

▲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SM엔터테인먼트 주가는 13만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보다는 낮아졌지만 여전히 13만 원선을 유지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에스엠 주가는 13만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대비 1800원(-1.36%) 낮은 수준이지만 여전히 13만 원선을 유지했다. 

16일에는 확인되지 않은 기타법인이 850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하면서 7%대 주가 급등세를 이끌었다. 이는 전체 지분의 2.73%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16일 에스엠 주가는 전 거래일과 크게 다르지 않은 흐름을 보이다 장 막판에 대량 매수가 들어오면서 급등했다.

이날에도 기타법인의 순매수세가 나타났다. 기타법인은 180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하면서 개인투자자(30억 원어치), 기관투자자(90억 원어치)보다 더 큰 규모로 에스엠 주식을 사들였다. 

기타법인은 기관투자자에 속하지 않는 일반 국내 법인을 뜻한다. 시장에서는 이 기타법인의 정체를 두고 여러 가지 추측이 오가고 있다.

이 가운데 카카오 측의 지분 확보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카카오가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무산시키거나 대항 공개매수가를 공론화하기에 앞서 지분 확보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다. 

여기에 해당 거래의 계좌가 카카오 본사가 위치한 판교지점에서 이뤄졌다는 추정도 나왔으나 이후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엠 주가가 최근 급등한 점은 하이브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는 이수만 전 총괄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승기를 잡은 것으로 여겨졌으나, 인수를 위해 계획보다 높은 금액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되서다.

당초 하이브는 3월1일까지 에스엠 지분 25%를 12만 원에 공개 매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당시 주가에 20% 프리미엄을 붙여 책정한 가격으로 합리적인 수준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최근 주가 급등세로 시장가격이 13만 원을 넘어서면서 투자자들이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만약 지분율을 높이기 위한 ‘머니게임’이 본격화되면 주가는 여기에서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가운데 에스엠 현 경영진과의 여론전이 격화되고 있는 것도 불안요소가 될 수 있다. 이성수 에스엠 대표가 16일 이수만 창업자에 대해 ‘역외탈세 의혹’을 제기하면서 국세청이 사실관계 파악에 나선 바 있다. 

반면 주가 상승이 카카오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시장에서는 하이브보다 실탄에 여유 있는 카카오가 인수에 성공할 가능성도 바라보고 있다. 하이브가 공개매수를 위한 3200억 원을 차입금으로 조달한 상황이기에 매수가를 높이기 어려운 반면, 카카오는 자금에 여유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글로벌 투자자들로부터 유치한 1차 자금 유입은 20일으로 예정돼 있다"며 ”카카오가 1조4600억 원의 투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고 봤다.

김 연구원은 “카카오가 에스엠을 인수한다는 가정 하에, 카카오가 이미 공시된 공개매수 합산 지분율 43.4%를 대상으로 제시할 수 있는 단가는 최대 14만1천 원으로 산출된다”고 판단하기도 했다.

이제 투자자들은 가처분 소송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이수만 전 총괄이 제기한 신주·전환사채 발행 금지 가처분 소송 결과에 따라 카카오의 9.05% 지분 확보여부가 결정된다. 가처분 신청 1차 심리기일은 2월 22일이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