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중동건설전문 매체 MEED에 따르면 3월 말 아미랄(Amiral) 프로젝트의 4개 패키지의 수주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아미랄(Amiral) 프로젝트는 사우디아라비아 사토프 석유화학 단지의 핵심 사업이다. 사토프 석유화학 단지는 연간 에틸렌 150만 톤, 프로필렌 50만 톤과 부가 상품 생산을 목표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인 아람코(Aramco)와 프랑스 토탈에너지에서 110억 달러를 투자한다. 두 회사는 합작기업인 사토프를 2014년 출범시켜 사우디아라비아 동쪽 주베일(Jubail) 지역에서 정제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아람코와 토탈에너지는 사토프 지분을 각각 62.5%, 37.5% 쥐고 있다.
아미랄 프로젝트는 10개의 개별 패키지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47억 달러 규모인 4개 프로젝트가 3월 말에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건설 관계자는 “아미랄 프로젝트 입찰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3월 셋째 주나 넷째 주에 계약 체결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4개 프로젝트 중 패키지1은 혼합크래커(14억 달러), 패키지2는 파생상품 유닛(19억 달러), 패키지3은 고밀도 폴리에틸렌 및 물류구역(8억 달러), 패키지4는 유틸리티 시설(6억 달러) 등으로 구성됐다.
현대건설은 패키지1과 패키지4에 경쟁사보다 가장 낮은 금액에 입찰한 것으로 알려졌다. 패키지2·3는 이탈리아 테크니몽(Maire Tecnimont)에서 가장 적은 금액을 써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건설이 패키지1·4를 모두 따낸다면 20억 달러(2조5천억 원)가 넘는 수주를 단번에 확보하게 된다. 현대건설 별도기준 올해 해외수주 목표(5조7천억 원)의 40%가 넘는 수치다.
윤영준 사장은 2021년에 대표이사에 오른 뒤 2년 동안 해외수주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대규모 수주에 성공하면 해외수주 목표 달성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
현대건설은 2021년에 별도기준 해외수주 목표 6조 원, 2022년에는 5조6천억 원을 제시했는데 2021년 3조6천억 원, 2022년 2조9천억 원을 달성해 2년 연속 목표에 미치지 못했다. 2020년 7조7천억 원을 거뒀던 점을 고려하면 아쉬울 수밖에 없다.
윤 사장은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본토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를 잇달아 수주해 발판을 마련한 만큼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건설은 2021년 9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추진하는 나맷(Nammat) 프로그램을 추진할 NEC(National EPC Chmapion) 협력사로 선정됐다. 또한 지난해 11월17일 국내 최대 석유화학 프로젝트(총 규모 9조2580억 원)인 ‘샤힌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해외건설업계는 현대건설이 아미랄 프로젝트 이외에 NEC프로젝트에서 2건의 수의계약으로 10억 달러(1조2천억 원)가량의 사업을 확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NEC프로젝트는 발주처와 우호적 관계를 바탕으로 높은 가격에 계약을 체결할 수 있어 수익성도 양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도 현대건설은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터널공사를 수주한 뒤 관련 후속 터널공사 입찰에 지속 참여하고 있어 수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과거보다 수주 경쟁강도가 낮아지고 있어 수주 환경도 긍정적이다.
중동 지역 쪽 수주에 고삐를 죄고 있는 국내 건설사는 현대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 정도인데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중국업체들이 사전자격심사(PQ)에서 탈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전자격심사는 입찰 희망자를 대상으로 실적, 기술능력, 경영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프로젝트 수행능력이 있는지를 검토하는 제도를 말한다.
다만 윤 사장이 아직 긴장의 끈을 놓기 이르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해외건설 강자인 삼성엔지니어링도 아미랄 프로젝트에 일부 입찰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이 강력한 경쟁자를 넘어서야 중동 수주전에서 한발 앞서가면서 올해 해외수주 1위를 탈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카타르에서 1조6천억 원 규모의 에틸렌플랜트 프로젝트 설계조달시공(EPC) 계약을 맺었고 아랍에미리트 해일앤가샤 가스전 프로젝트 육상설비 초기업무도 수주하는 등 연초부터 중동시장에서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
해외건설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해외수주를 위해 적극 지원하고 있고 수주환경이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며 “적극적으로 해외수주에 나서고 있는 현대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이 올해 초부터 수주소식을 지속 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