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넷마블이 지난해 막대한 영업손실을 냈다.

매출은 증가해 국내 대형 게임사 '3N'(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에서 매출 2위 자리를 유지했지만 2014년 CJ그룹에서 분리된 뒤 처음으로 한 해를 적자로 마무리했다.
 
넷마블 10년 영광 끝나고 흑역사 시작되나, 도기욱 올해 실적 반등 숙제

▲ 넷마블이 지난해 10년 만에 영업손실을 내면서 재무전문가인 도기욱 대표가 수익성 개선이라는 숙제를 안게 됐다.


도기욱 넷마블 대표집행임원은 올해 넷마블의 수익성 개선이라는 숙제를 안게 됐다.

9일 넷마블이 발표한 지난해 실적을 분석해보면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겸임하는 도기욱 대표가 재무관리자로서 역량을 발휘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넷마블은 2022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2조6734억 원, 영업손실 1044억 원, 순손실 9064억 원을 거뒀다. 2021년과 비교해 매출은 6.6% 증가한 반면 영업손실과 순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넷마블은 창사 이래 최대 매출 신기록을 달성했는데 이는 2021년 인수한 스핀엑스 실적이 지난해부터 연결 편입되면서 매출이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지난해 넷마블은 CJ그룹에서 독립한 2014년 이후 처음으로 연간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넷마블이 마지막으로 영업적자를 낸 것은 CJ그룹에 속해 있던 2012년이다.

넷마블은 실적 부진 원인에 대해 "지난해 내놓은 신작들이 부진했고 기존 게임들의 매출은 하향 안정화를 이루는 가운데 마케팅비와 인건비 등 영업비용 상승으로 영업손실을 봤다"고 설명했다.

특히 순손실은 9천억 원을 넘겨 더욱 심각하다. 이는 넷마블이 2021년 소셜카지노 게임업체 스핀엑스를 인수할 때 빌린 달러 차입금에 대한 부담이 증가했고 인수 당시와 비교해 소셜카지노 게임의 불황으로 영업권 상각에 따른 손상차손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도 대표는 올해 인건비 증가를 막고 선택과 집중에 기반한 마케팅비 집행으로 비용 효율화를 이뤄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도 대표는 이날 열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4분기 순손실은 스핀엑스 인수로 발생한 무형자산 평가손상이 이유지만 스핀엑스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 만큼 일회성 문제"라며 "지난해 4분기에 마케팅비와 인건비가 전 분기 대비 증가하지 않았고 이는 2023년 전체적인 기조로 타이트하게 비용을 관리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 넷마블의 영업비용은 7067억 원으로 3분기보다 3.5% 줄었다. 영업비용 가운데 인건비와 마케팅비는 1.6%와 15.7% 감소했다.

도 대표는 이미 지난해 11월11일 진행한 3분기 실적발표에서 "인건비를 실적과 연동해 비용을 효율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권영식 공동대표도 "한국 시장에 집중해 마케팅을 효율적으로 집행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넷마블이 지난해 4분기 영업비용 감소를 이뤄냈어도 아직 갈 길은 멀어 보인다.

게임업계는 코로나19로 실적이 향상되자 2021년 전체적으로 급여를 인상했고 넷마블도 인력 확보를 위해 이런 흐름에 올라타 2021년 전체 인건비로 6386억 원을 지출했다. 이는 2020년의 5313억 원에서 1천억 원 이상 오른 것이다. 2022년 인건비는 7794억 원으로 2021년보다 1400억 원가량 증가했다.

하지만 게임업계에서는 도 대표의 비용 효율화와 수익성 개선 노력을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도 대표는 넷마블이 홀로서기 전 CJ그룹에서 재경실장을 맡았던 재무전문가다. 넷마블 독립 이후에는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했고 2022년 2월 공동대표에 오른 뒤에도 CFO를 겸임하고 있다.

넷마블은 지난해 3분기 자회사인 잼시티의 플레이투언(P2E) 사업을 정리했고 이를 통해 일부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도 단행했다.

9일 기준 넷마블 홈페이지에는 총 67개의 채용공고가 올라와 있다. 이를 두고 넷마블은 불가피한 경우 필수 인력은 채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도 대표는 올해 인력 증가를 강력히 통제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도 대표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지난해 4분기 잼시티 사업 축소로 인력구조조정이 있었다"며 "2023년에는 인력 증가가 없고 자연감소분이 생겨나 지난해 4분기보다 인건비가 증가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넷마블은 올해 9개의 신작을 출시하고 4개의 게임을 중국에 선보이는데 도 대표는 이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도 대표는 "1분기는 신작이 없어 뚜렷한 실적 개선이 힘들다"면서도 "2분기부터 이어지는 신작 효과로 하반기에는 본격적인 실적 턴어라운드가 이뤄질 것이다"고 말했다. 임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