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2022년 상위 10대 반도체 구매기업의 칩 구매비용이 감소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상위 10대 기업 가운데 2022년 반도체 칩 구매 비용이 늘어난 기업은 삼성과 소니뿐이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6일(현지시각) 상위 10대 반도체 구매기업의 2022년 반도체 칩 구매비용이 2021년 대비 7.6%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애플과 중국 스마트폰업체의 칩 구매 비용 줄어, 삼성전자 소니는 증가

▲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6일(현지시각) 상위 10대 반도체 구매기업의 2022년 칩 구매비용이 전년대비 7.6% 감소한가운데 삼성과 소니의 지출만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상위 10대 반도체 구매기업은 2022년 구매비용 순위 순으로 △애플 △삼성전자 △레노버 △델 △부부가오그룹(오포, 비보 등의 모회사) △샤오미 △화웨이 △HP △소니 △훙하이정밀공업(폭스콘의 모회사) 등이다.

상위 10대 기업은 전체 칩 구매비용의 37.2%인 2423억8400만 달러(약 304조 원)를 지출했다. 순위는 약간씩 바뀌긴 했지만 2021년 상위 10대 기업은 2022년에도 그 자리를 유지했다. 

애플은 2022년에 전년대비 2.6% 줄어든 688억5100만 달러(약 86조 원)를 지출하며 4년 연속 반도체 소비 고객 순위 1위를 지켰다. 

애플은 제품에 자체 설계 모바일 프로세서(AP)를 지속적으로 탑재하면서 마이크로프로세서(MPU)에 대한 지출을 11.7%나 줄였다. 다만 비메모리 칩에 대한 지출은 2.8% 늘어났다.

삼성전자는 칩 지출을 2.2% 늘려 2위 자리를 지켰다. 삼성전자는 2022년에 칩 구매비용으로 460억6500만 달러(약 58조 원)를 지출했다.

삼성전자가 2위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높은 점유율과 경쟁사들의 부진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폴더블 폰 시장에서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바탕으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높은 시장 점유율을 차지했다. 삼성전자의 폴더블 폰 시장 점유율은 82%이고 전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22%로 1위이다.

삼성전자는 중국의 코로나19 제로 정책으로 인한 봉쇄와 그 뒤 갑작스러운 경제 활동 재개 등으로 중국의 경쟁사들이 혼란에 빠지면서 반사이익을 보기도 했다.

소니는 전 세계적으로 플레이스테이션5 비디오게임 콘솔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2021년에 비해 16.5%나 반도체 칩 구매비용이 늘어났다. 다만 중국의 코로나19 제로 정책 때문에 심각한 칩 부족과 물류 네트워크 중단에 시달리며 생산량을 충분히 늘리지는 못했다.

상위 10대 기업의 반도체 칩 구매비용이 감소한 것과는 달리 2022년의 반도체 칩 구매비용 총액은 2021년에 비해서 1.1% 증가한 6016억9400만 달러(약 755조 원)를 기록했다. 10대 기업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의 반도체 칩 구매비용은 7.1% 증가했다.

다른 기업들의 구매비용이 늘어난 것과 달리 상위 10대 반도체 구매기업의 반도체 칩 지출비용이 줄어든 이유는 주로 PC와 스마트폰 위탁생산(OEM) 업체여서다. 전 세계적으로 물가 상승의 바람이 불면서 PC와 스마트폰 수요는 직격탄을 맞았고 이 때문에 상위 10대 기업들의 반도체 칩 지출비용은 감소했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지난해 스마트폰은 전년 대비 11.3% 줄어든 12억1천만 대가 출하됐다. PC는 2억9230만 대로 전년대비 출하량이 16.5% 감소했다.

중국 내부의 코로나19 상황도 영향을 끼쳤다.

마사츠네 야마지 가트너 수석연구원은 “중국의 코로나19 제로 정책은 심각한 재료 부족 현상을 일으켰고 전자제품 공급망을 정지시키기도 했다"며 "이에 따라 상위 위탁생산업체들은 반도체 구매 비용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반면에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이 급락한 것이 상위 10대 기업의 반도체 칩 구매비용 감소에 영향을 주기도 했다. 메모리 반도체는 수요가 줄어들면서 지난해 말 가격 급락을 겪었고 그 여파로 매출은 10% 줄었다.

야마지 수석연구원은 “상위 10대 기업이 메모리 반도체 지출비용의 49.2%를 차지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급락하면서 결과적으로 10대 기업의 메모리 칩 지출 비용도 크게 감소했다”고 말했다. 김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