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탄탄한 이익체력을 바탕으로 친환경 신사업 추진에 힘을 붙일 것으로 보인다.
오 사장은 임기 마지막해에 그린수소, 태양광 등 친환경에너지, 모듈러건축을 포함한 스마트시티영역 등 신사업부문에서 결실을 얻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탄탄한 이익체력을 바탕으로 친환경 신사업 추진에 힘을 붙일 것으로 보인다. |
앞서 2년 동안 해외건설사업 확대와 국내 선별수주 전략으로 내실을 다진 만큼 이제 미래 성장동력 마련에 가시적 성과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2일 증권가 분석을 종합하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023년 건설부동산시장 경기침체에도 국내 주택비중이 높은 건설사들과 비교해 실적 불안정성 없이 호실적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주택 외 해외건설, 그룹 계열사 하이테크(반도체 관련 시설) 공사 등으로 다각화된 사업포트폴리오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은 이날 기업분석보고서에서 2023년 삼성물산 건설부문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지난해보다 7.5%, 5.1%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한투자증권도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올해도 매출 증가세를 지속하면서 안정적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해 그룹 계열사 등의 하이테크공사와 해외플랜트사업 등으로 영업이익이 248% 급증하는 등 이익체력에 힘이 붙고 있다.
오 사장 임기 첫 해인 2021년에는 삼성물산 건설부문 영업이익이 2510억 원 수준으로 직전년도보다 52.7% 줄어 반토막이 났다. 국내 화력발전 프로젝트 공사비 증가에 따른 일시적 손실 영향이 컸다.
하지만 1년 만에 삼성물산 건설부문 영업이익은 8750억 원으로 현대건설(5820억 원), GS건설(5545억 원), 대우건설(7600억 원)을 모두 앞서며 업계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해 사업 수주잔고도 17조 원 수준을 확보하면서 두둑이 채워뒀다. 연초 목표치(약 11조 원)에서 한 번 올려잡은 16조7천억 원도 넘어섰다.
오 사장이 2년 임기 동안 1위를 놓치지 않은 해외건설부분은 올해도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등 중동국가 대형 프로젝트 발주 본격화로 수주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삼성물산은 재무구조도 안정적이다. 삼성물산은 연결기준으로 2022년 말 현금 및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 등이 6조8290억 원으로 2021년 말 4조920억 원보다 2조7370억 원 늘었다.
영업활동에 따른 현금흐름도 2021년보다 좋아져 있다.
기존 사업이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는 만큼 신사업 투자를 통한 성과창출에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여건이 충분히 갖춰져 있다.
오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2023년은 신사업 성과를 가시화해 지속성장이 가능한 회사로 기본을 다지겠다”는 경영방침을 제시하며 신사업 추진 의지를 나타냈다. 지난해 말 조직개편에서도 신사업부문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경영지원실 산하에 미래사업본부도 만들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1일 2022년 실적발표 뒤 내놓은 IR보고서에서 올해 안정적 실적흐름 속에 친환경에너지, 스마트시티, 홈플랫폼 등 신사업 포트폴리오 구축을 통해 고수익 사업구조로 전환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수소와 태양광 등 친환경에너지 사업분야에 투자를 확대한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올해 수주 전망에서도 신사업분야 적극적 진출 계획을 엿볼 수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023년 전체 신규 수주목표를 13조8천억 원으로 대폭 내려잡았지만 해외 수주목표는 오히려 조금 높였다. 2022년 해외에서 수주실적 5조5천억 원을 확보했는데 올해는 해외 수주목표를 5조9천억 원으로 제시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해외 수주부문에서 중동과 동남아 등 주력시장에서 에너지와 스마트시티 등 신사업분야 수주를 추진하겠다는 구체적 계획을 세워뒀다.
오 사장은 이미 중동 등 해외에서 친환경에너지사업 진출을 가시화하고 있다.
친환경에너지부문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의 그린수소암모니아 공장 건설사업, 우크라이나 청정수소 시범사업 등에 참여하면서 글로벌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올해 1월에는 마스다르와 수소 및 신재생사업 양해각서를 맺기도 했다.
모듈러건축 신사업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023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와 모듈러 협력 관련 상세 업무협약을 맺고 사우디에 모듈러 제작시설을 설립, 운영하는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삼성물산은 앞서 라트비아 모듈러건축 전문 건설사 포르타프로와 세계 각 지역에 모듈러건축사업을 위한 공장을 건설, 운영하는 내용을 포함한 업무협약도 맺었다. 포르타프로는 고층의 대규모 모듈식 건물 건설을 주력으로 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관계자는 “올해는 신사업부문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자는 게 주요 경영과제”라며 “내부에서 지난해 수소에너지, 모듈러, 태양광 등 신사업 추진 방향성을 잡고 제반작업을 다져온 만큼 올해는 실질적 성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