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실적 회복 기지개, 한국GM과 르노코리아 전망은 엇갈려

▲ 한국GM이 상반기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트랙스 완전변경 풀체인지 모델(사진). 일부 외신에서는 한국GM의 차세대 CUV가 트랙스 풀체인지 모델로 예상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외국계 완성차업체인 한국GM과 르노코리아자동차가 자동차산업의 판매량 회복에 따라 오랜 부진에서 벗어나 올해는 영업이익을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 두 회사와 함께 ‘국내 중견완성차 3사’로 꼽히는 쌍용자동차가 먼저 흑자 전환의 불씨를 틔우면서 한국GM도 올해 내놓을 글로벌 신차를 통해 실적 회복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다만 르노코리아는 올해 내놓을 별다른 신차가 없다는 점에서 중견 완성차 3사의 올해 실적에 명암이 갈릴 가능성도 나온다.

29일 한국GM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출시를 앞둔 새 CUV(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를 앞세워 2023년 연간 50만 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외 판매 물량인 26만4875대와 비교하면 2배가량 생산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한국GM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올해 차세대 CUV와 기존 주력 모델 트레일블레이저의 시너지에 기대가 크다"며 "이를 바탕으로 올해 경영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중견 완성차 3사 가운데 쌍용차가 새 주인 KG그룹을 찾아 기업회생절차에서 벗어나면서 지난해 4분기 영업흑자를 이뤘는데 한국GM 역시 올해 경영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쌍용차는 2022년 4분기 별도기준 매출 1조339억 원, 영업이익 41억 원을 거뒀다. 2021년 4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57.8% 늘었고 2016년 4분기 이후 24개 분기 만에 영업흑자를 이뤘다.

한국GM은 본격 생산을 생산을 앞둔 새 CUV에 올해 영업 흑자전환이 사실상 달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새 CUV는 현재 한국GM의 수출을 이끌고 있는 트레일블레이저와 함께 2018년 KDB산업은행과 본사인 GM으로부터 투자를 받은 모델이다. 경영정상화 계획의 사실상 마지막 퍼즐이기도 한 만큼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이미 한국GM은 CUV 생산을 위해 스파크 등 경차를 전문적으로 생산해온 창원공장에 9천억 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미국의 GM 전문매체 'GM 오소리티(Authority)'에 따르면 한국GM의 새 CUV는 풀체인지(완전변경) 트랙스 모델일 것으로 추정된다. 

기존 트랙스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 연속으로 한국 수출차량 가운데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고 미국에서도 2019년 소형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판매 1위에 오른 모델이다.

그런 만큼 10년 만에 나올 풀체인지 트랙스는 한국GM의 실적을 개선시킬 '게임 체인저'가 될 공산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GM은 2021년까지 8년 연속 영업손실을 봤다. 해당 기간의 누적 손실 규모만 5조 원이 넘는다. 한국GM는 아직 2022년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손익분기점에 근접한 상태로 전해졌다.

한국GM는 지난해 수출을 전년보다 2배가량 늘리며 수익성을 개선했는데 새 CUV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 완전한 경영정상화를 이룰 수 있다.
 
쌍용차 실적 회복 기지개, 한국GM과 르노코리아 전망은 엇갈려

▲ XM3 E-TECH 하이브리드. <르노코리아>

유럽 수출 물량을 확대하고 있는 르노코리아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수출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영업흑자 기조 안착을 기대하고 있다.

르노코리아는 아직 2022년 경영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판매량 증가만 따져보면 영업이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파악된다.

르노코리아는 지난해 국내외에서 자동차를 모두 16만9641대 팔아 1년 전보다 판매량이 28% 늘었다.

르노코리아는 2020년과 2021년에 연속으로 영업손실을 봤다. 다만 고정비를 크게 절감한 데다 지난해 XM3를 중심으로 수출을 늘린 기세를 올해도 이어가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XM3는 지난해 유럽을 중심으로 수출 물량이 10만 대를 넘어 자체 최대 기록을 새로 썼다.

다만 올해 르노코리아로서는 한국GM과 달리 이렇다할 신차가 없다는 점에서 XM3의 수출 호조를 이어가야 하는 부담이 크다. 

물론 하이브리드차 새 모델 출시 계획이 있지만 2025년으로 예정돼 있어 신차 공백기가 상대적으로 길다.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해서 “올해도 작년과 유사한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며 “올해 글로벌 경기 침체 등의 변수가 있어 마냥 낙관하기는 어렵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