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엠마 톰슨과 스티븐 프라이, 은행들에 “화석연료에 투자 말라” 촉구

▲ 영국 저명인사들이 영국 5대 은행들에 화석연료 탐사 투자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스티븐 프라이와 엠마 톰슨. <플리커, 위키미디어커먼스>

[비즈니스포스트]  배우 엠마 톰슨과 스티븐 프라이 등 영국의 유명인들이 화석연료 금융에 반대하는 캠페인에 나섰다.

가디언은 프라이, 톰슨과 함께 배우 마크 라이언스, 음악가 브라이언 이노, 자연주의자 크리스 팩햄 등 유명인들이 은행의 화석연료 금융에 반대하는 ‘내 돈을 의미있게 하라(Make My Money Matter)’ 캠페인에 참여했다고 현지시각 26일 보도했다. 

영국 그린피스, 세이브더칠드런, 저스트스탑오일, 에코트리시티 등 행동단체들도 이 캠페인에 동참했다.
 
캠페인 참여자들은 HSBC, 바클레이, 산탄데르, 냇웨스트, 로이드 등 주요 은행 5곳에 화석연료 채굴 기업 투자를 멈출 것을 촉구하는 공개서한에 서명했다. 

여기에는 26일 기준으로 이들 유명인사와 정치인 등 5266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서명에 그치지 않고 화석연료 금융행위를 하지 않은 은행으로 갈아타겠다고 약속했다.

캠페인 주최측은 5대 은행 고객들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29%가 자신의 거래 은행이 석유 및 가스 탐사 사업에 계속 돈을 투자하면 주거래 은행을 바꿀 의사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응답자 가운데 86%는 주거래 은행이 기후위기를 막는 데에 충분히 노력하지 않고 있다고 봤다. 

5개 은행은 탄소중립을 약속하고도 석유, 천연가스, 석탄 등 화석연료에 많은 금액을 투자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사회단체 ‘공유행동(ShareAction)’의 2022년 보고서에 따르면 5개 은행은 거대 석유 및 가스회사 50곳이 생산을 늘리는 데에 2021년에만 160억 달러, 우리 돈 약 19조6979억 원을 투자했다.

이 보고서는 5개 은행이 2016년부터 2021년까지 50대 석유 및 가스회사에 투자한 금액이 모두 1410억 달러(1735조 원)에 이른다고 집계했다. 
 
배우 엠마 톰슨과 스티븐 프라이, 은행들에 “화석연료에 투자 말라” 촉구

▲ '내 돈을 의미있게 하라' 캠페인은 영국 금융기관들이 대규모의 자금을 유정 및 가스전 탐사에 투자한다는 사실을 알렸다. 사진은 캠페인 홈페이지에 실린 동영상에서 갈무리. < Make My Money Matter >

캠페인 주최측에 따르면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1.5도 이내로 막기 위해 인류는 새로운 유전과 가스전을 개발해서는 안 된다는 명확한 지침을 발표한 바 있다. 

이 캠페인을 시작한 영국 극작가 리차드 커티스는 “우리는 행동가와 배우라는 낯설면서도 환상적인 조합이 지구를 불태우려는 은행들을 막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들어 은행들은 화석연료에 대한 금융을 축소하고 있다. 

지난해 로이드 은행은 유전 및 가스전 개발 사업에 대한 직접 금융 중단을, HSBC는 새로운 유전과 가스전 개발에 대한 투자 제한 계획을 발표했다. 

냇웨스트는 석탄, 석유, 가스 회사가 파리 협약에 따른 에너지 전환 계획을 수립하지 않으면 더 이상 돈을 빌려주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바클레이 은행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며 탄소 집약적 사업을 하는 기업이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을 하지 않는 경우 금융 지원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산탄데르 은행은 석유 탐사 및 개발 사업에는 투자를 막는 대출 지침을 가지고 있으며 지난 10년 동안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꾸준히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