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현대자동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중국에서 고전하고 있다. 올해는 전기차 투입을 준비하고 있는데 지난해 부진했던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제네시스는 2021년 중국 재진출을 공식화하고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를 시작했지만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지 못하면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 2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가 중국에서 전기차 2종을 출시하면서 올해 반전을 꾀하고 있다. 사진은 중국 상하이에 있는 제네시스 스튜디오. <제네시스> |
20일 중국승용차시장데이터연석회의(CPCA) 등에 따르면 2022년 현대차그룹은 중국에서 40만 여대 자동차를 파는데 그쳤다. 2021년 약 50만 대를 판매한 것과 비교하면 20%가량 감소했다.
연간 중국 시장 내 점유율은 2%에도 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추산됐다.
현대차그룹은 중국 시장에서 2016년 전까지만 해도 10% 점유율을 확보하며 승승장구 했다. 하지만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에 따른 한한령 이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제네시스는 중국에서 3번째 도전을 진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제네시스는 2022년 중국에서 1천여 대를 판매하는데 그친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현대차는 2008년 처음 제네시스 전신인 로헨스를 앞세워 중국 고급차시장에 진출한 뒤 2015년 제네시스로 다시 중국을 두드렸지만 성공하지 못하고 2017년 철수했다.
이후 2021년 4월 중국 상하이 국제크루즈터미널에서 중국 현지 주요 인사들과 미디어를 대상으로 ‘제네시스 브랜드 나이트’ 행사를 열고 중국 고급차시장을 겨냥해 제네시스 출시를 공식화했다.
이 행사에서 모두 3500여 대의 드론을 상하이 황푸강 상공에 띄우면서 브랜드 로고 및 차량, 디자인 방향성 등을 입체적으로 보여주면서 고급차 이미지를 강조했지만 현재까지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이다.
현대차는 올해 연초부터 중국에서 제네시스 전기차 2종을 공식적으로 출시하면서 세계 최대 전기차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의지로 보였다.
제네시스는 최근 중국에서 전기차 모델인 ‘G80 전동화모델’과 ‘GV70 전동화모델’을 출시하고 판매를 시작했다.
중국 전기차시장은 세계에서도 가장 큰 시장인 데다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어 제네시스도 이 흐름에 올라타 판매량 확대를 노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GV70은 내연기관 모델이 중국에서 출시되기 앞서 전기차 모델부터 현지 시장에 투입된다. 그만큼 전동화를 통한 중국 친환경차 시장 공략의 중요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더구나 올해 중국에서 제네시스 차량 가격의 인상도 최소화 하면서 공격적 마케팅을 펼 것으로 예상된다.
일례로 제네시스 GV80의 중국 판매가격은 현재 럭셔리 모델을 기준으로 53만800위안으로 책정됐다. 2021년 출시가와 비교하면 0.2% 인상에 그친다.
출시 이전에 사전계약 단계에서 중국 현지에 알려졌던 가격인 57만6800위안과 비교하면 훨씬 저렴하게 내놓은 셈이다.
이뿐 아니라 올해부터 중국 정부가 순수전기차 등 신에너지차에 대한 구매보조금을 폐지하면서 기존 경쟁자들과 가격 경쟁력에서 차이가 줄어든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 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2022년 중국에서 전기차는 모두 670만 대가 팔린 것으로 추산됐다. 2021년과 비교해 90% 증가한 것이다.
같은 기간 전체 중국 신차 판매량의 25%가 전기차일 정도로 인기가 높다.
국내에서 지난해 전기차 판매 비중이 신차의 10% 수준이라는 점에 비춰보면 중국에서 전기차 인기가 매우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국 정부가 올해 전기차 구매보조금을 폐지했음에도 전기차 판매량은 90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2022년 추산치와 비교하면 34%나 늘어나는 것이다.
제네시스가 중국 친환경차 시장에서 고급차 이미지를 쌓는다면 현대차그룹 브랜드의 전체 영향력도 높아질 수 있다. 현재 중국에서 현대차그룹 브랜드들의 부진은 브랜드 이미지 추락에 기인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장재훈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도 올해 중국 자동차시장 공략을 주요 과제로 꼽고 있다. 장 사장은 3일 신년사에서 “올해는 중국 사업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이미 세계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들의 전기차들이 각축전을 펴고 있는 상황”이라며 “오히려 어중간한 제품보다는 고급 제품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