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국생명공학연구원(생명연)과 서울대학교 연구진이 암세포가 항암 면역세포인 자연살해(NK)세포의 공격을 회피하는 원리를 새롭게 찾아냈다.
생명연은 10일 생명연 면역치료제연구센터의 김태돈 박사와 도준상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 공동 연구팀이 NK세포의 활성을 조절하는 새로운 면역관문을 발굴하고 원리를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서울대학교 연구진이 NK세포의 암세포 공격과 관련한 새로운 면역관문을 발굴했다. 연구책임자인 생명연 면역치료제연구센터 김태돈 박사. |
NK세포는 체내 면역세포 중 하나로 암세포, 바이러스, 세균 등과 같은 감염 세포를 공격한다. 감염 세포와 면역학적 시냅스(IS)라는 접점을 만든 뒤 결합해 용해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암세포는 면역관문이라는 면역억제 단백질과 결합해 NK세포 등 면역세포의 인식을 교란한다. NK세포가 암세포를 찾을 수 없게 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NK세포의 면역학적 시냅스 형성을 방해하는 신규 면역관문 'NgR1'을 발굴했다. NgR1은 암세포에서 발현하는 면역억제 단백질 ‘Nogo A’를 인식하고 NK세포의 운동성을 조절하는 신호에 관여한다.
NgR1이 차단된 NK세포는 일반적인 NK세포에 비해 면역학적 시냅스 형성의 안정성이 높아져 감염 세포를 용해하는 살상력이 향상된 것으로 분석됐다.
또 연구팀은 NgR1이 암 환자의 예후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NgR1과 결합하는 Nogo A(면역억제 단백질)가 많이 발현될수록 임상학적으로 예후가 나빠 환자의 생존에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연구결과가 NK세포의 항암 활성을 증가시키는 면역항암제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태돈 박사는 "새롭게 밝혀진 면역관문이 NK세포의 활성 조절에 대한 이해와 항암 면역치료제 개발에 대한 신개념을 제공하고 다양한 형태의 융합기술 발전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9일 면역학 분야 저널 '네이처 이뮤놀로지'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