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하반기에 LCD 가격상승으로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최근 스마트폰 등을 중심으로 LCD 대신 플렉서블 올레드패널의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점은 LG디스플레이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는 플렉서블 올레드패널에 대한 투자에 나서고 있지만 선두주자인 삼성디스플레이를 따라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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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5일 "LG디스플레이는 3분기에 예상을 뛰어넘는 LCD 가격상승으로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LCD업계는 그동안 중국정부의 지원을 받은 중국업체들의 물량공세로 공급과잉을 겪었다. LCD의 공급과잉은 가격하락으로 이어졌고 LCD업체들은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됐다.
하지만 최근 삼성디스플레이 등 패널업체들이 LCD 대신 수익성 좋은 중소형 올레드패널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서 공급과잉이 조금씩 해소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연말까지 7세대 LCD생산라인을 매각하고 플렉서블 올레드패널의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등 LCD사업에 대한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LCD생산라인에 대한 구조조정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은 만큼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초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LCD가격이 안정화되고 있다"며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영업이익 6073억 원을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존 영업이익 전망치보다 49.1% 증가하는 것이다.
다만 최근 스마트폰패널시장이 LCD에서 플렉서블 올레드패널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점은 LG디스플레이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올레드패널은 LCD보다 전력효율이 좋고 휘어지는 패널을 구현할 수 있어 최근 스마트폰제조업체들은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플렉서블 올레드패널의 탑재비중을 늘리고 있다.
이에 따라 패널업체들은 공격적으로 플렉서블 올레드패널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1분기에 플렉서블 올레드패널시장에서 점유율 98%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김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는 7월 현재 중소형 올레드패널 생산라인을 전부 가동하고 있지만 하반기 올레드패널 전체수요의 50~70% 수준을 소화하는 데 그칠 것"이라며 "이런 공급부족은 2018년 이후에나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8조 원대 투자계획을 세우는 등 플렉서블 올레드패널의 생산량 확대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 역시 플렉서블 올레드패널시장의 확대에 대비해 경상북도 구미시와 지난해 7월에 1조500억 원, 올해 4월에 4500억 원 규모의 양해각서를 맺는 등 활발한 투자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가 수율, 가격경쟁력, 시장점유율 등에서 앞서 있는 만큼 LG디스플레이의 추격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애플이 당장 내년부터 아이폰에 플렉서블 올레드패널을 탑재할 것이란 전망도 LG디스플레이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애플의 아이폰에 들어가는 LCD를 공급하고 있다. 애플이 아이폰에 플렉서블 올레드패널을 탑재하게 되면 LG디스플레이는 그만큼 매출에 타격을 입게 되는 것이다. LG디스플레이는 전체 매출의 30% 정도를 애플에 LCD를 공급해 올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연구원은 "TV와 PC를 중심으로 줄어든 LCD 수요가 중장기적으로 다시 늘어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LG디스플레이는 플렉서블 올레드투자에 대한 부담감이 있는 만큼 향후 실적에 불확실한 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플렉서블 올레드패널은 스마트폰뿐 아니라 향후 자동차 전장부품 등으로 시장을 확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LG디스플레이는 플렉서블 올레드패널에 대해 조금 더 공격적인 투자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