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자체개발한 보안솔루션 ‘녹스’를 모바일기기에 탑재하고 솔루션 형태로도 공급하며 기업용 모바일기기시장의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모바일분야에서 보안의 중요성이 점점 높아지는 상황에서 녹스가 꾸준히 발전하며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 삼성전자가 업무용 모바일기기시장에서도 애플을 위협할 정도로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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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인종 삼성전자 부사장. |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5일 “삼성전자가 기업시장에서 애플을 뛰어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며 “녹스 개발에 주력해 보안능력을 강화하며 추격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자체개발한 보안서비스 플랫폼 ‘녹스’를 외부 기업에 솔루션 형태로 판매하는 데 이어 기업용으로 판매되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모바일기기에도 탑재하고 있다.
그동안 PC를 중심으로 이뤄졌던 기업들의 업무환경이 모바일 중심으로 빠르게 개편되며 기업시장에 특화한 보안솔루션을 탑재한 모바일기기의 수요가 급증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BI인텔리전스에 따르면 기기와 솔루션을 포함한 세계 업무용 모바일기기 시장은 지난해 1060억 달러에서 2020년 3600억 달러 규모로 연평균 27.6%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BI인텔리전스는 그동안 북미를 중심으로 성장했던 업무용 모바일시장이 유럽과 아시아, 남미 지역으로 확산되며 이런 높은 성장률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무용 솔루션 분야에서는 IBM과 마이크로소프트, 시스코와 블랙베리 등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업무용 모바일기기에 탑재되는 보안솔루션 개발에 IBM과 블랙베리에 협력하며 경쟁력을 강화했다.
시장조사기관 테크프로리서치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기업용 모바일기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성장률은 선두주자인 애플과 비슷한 수준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50% 정도의 응답자가 애플의 태블릿과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기의 보안성을 우수한 수준이라고 평가한 데 반해 삼성전자의 보안성에 우수한 평가를 내린 응답자는 30% 정도에 그쳤다.
삼성전자가 모바일기기에 애플의 운영체제 iOS보다 보안에 취약한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하는데다 그동안 보안 문제가 잇따라 불거지며 이미지에 타격을 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스마트폰에 탑재하는 자체 보안솔루션 녹스를 꾸준히 발전시켜 이런 비판에 대응하고 있다.
이런 노력의 결과 녹스는 최근 미국정부에서 요구하는 수준의 보안등급을 인증받는 등 점차 성과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정부기관에 IT솔루션을 공급하는 캐라소프트를 통해 녹스 플랫폼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포브스는 삼성전자가 8월 출시하는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노트7에 홍채인식 카메라를 탑재해 본인인증기능을 강화하는 점도 기업시장에서 수요확대를 노린 전략이라고 해석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전용 펜 ‘S펜’과 대화면이 탑재된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노트 라인업을 업무 분야에 특화한 스마트폰이라고 꾸준히 강조해왔다.
포브스는 “삼성전자가 충분한 보안능력만 갖출 수 있다면 업무용 모바일기기시장에서 애플보다 강력한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애플은 개인정보보호와 보안의 중요성을 꾸준히 강조하며 최근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테러 용의자 아이폰 잠금해제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정도로 강력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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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의 보안솔루션 '녹스'. |
삼성전자가 녹스 솔루션을 앞세워 모바일기기에서 애플과 견줄 수 있는 수준의 보안능력을 시장에 증명할 수 있다면 기업용 모바일시장의 빠른 성장세에 힘입어 기기 판매를 크게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모바일기기를 제외한 녹스 솔루션 자체도 미국 정부의 인증을 받을 정도로 성장한 만큼 더 적극적인 공급처 확대를 노릴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에서 모바일 소프트웨어 개발을 총괄하는 이인종 부사장이 지난해 투자자포럼에서 “녹스를 외부에 솔루션 형태로 판매하며 삼성전자의 기업대상 신사업으로 키울 것”이라고 강조한 성과가 점차 나타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녹스를 사물인터넷과 헬스케어, 핀테크 등 신사업에도 적용하고 있다. 사용자의 실생활에 영향을 주는 분야인 만큼 보안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어 녹스의 경쟁력 확보는 곧 신사업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녹스는 최근 해외기관의 기업용 보안솔루션 평가에서 최고등급을 받는 등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며 “모바일환경에서 점점 중요해지는 보안 관련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