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좌장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이 당권 도전에 나설까?
친박계 5선인 이주영 의원이 당대표 출마를 선언하면서 최경환 의원이 진퇴양난의 상황에 놓이게 됐다.
비박계 당권 후보들이 단일화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아 친박 표가 갈라질 경우 당내 주도권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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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 |
이주영 의원은 4일 한 라디오 방송과 인터뷰에서 "책임이 있는 분들은 자숙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그는 최 의원 등의 당대표 출마에 대한 입장에 대해 본인이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지만 최 의원의 출마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보였다.
당대표를 뽑는 새누리당 전당대회는 8월9일 열린다. 이 의원은 전당대회 한달 가량을 앞두고 3일 기자회견을 열어 당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 의원은 이날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계파청산을 해내고, 당대표가 되는 순간부터 친박이니 비박이니 하는 계파가 없어지도록 하겠다"며 "당의 대통합을 이루고 정권 창출을 만들어낼 수 있는 적임자라고 생각하기에 끝까지 완주하겠다"고 했다.
새누리당에서 당대표로 현재까지 출사표를 던진 의원은 3선의 김용태 의원(서울 양천을), 5선의 이주영 의원(경남 창원 마산합포)이다. 이밖에 5선 정병국 의원, 3선 이정현 의원이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까지 당권 도전을 기정사실화했거나 가능성이 높은 후보들 가운데 이주영 의원과 이정현 의원은 친박계로 분류된다. 비박계 후보들은 경력이나 성향면에서 당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단일화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관심은 친박계 좌장으로 꼽히는 최경환 의원의 출마 여부에 쏠린다. 새누리당 당대표 선출이 ‘친박 대 비박’의 구도로 펼쳐질 경우 이주영 의원이 출마를 선언한 상황에서 최경환 의원까지 당권 도전에 나서면 친박 내부표가 갈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경환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한다. 이주영 의원은 총선패배 책임론으로 최 의원을 압박하고 출마강행 의지를 나타냈다. 이정현 의원도 최근 후보 단일화에 동의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
친박 내부에서 교통정리가 되지 않으면 최경환 의원이 출마를 선언한다 해도 당권을 잡기 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현역 국회의원은 새누리당에서 친박계가 60%인 70여 명 정도로 과반을 넘는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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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영 새누리당 의원. |
하지만 대구경북을 제외하고 친박 당권에 대한 저항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어서 분열은 곧 필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최경환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기도 쉽지 않은 것으로 점쳐진다. 당권 도전에 나서지 않을 경우 친박의 총선패배 책임론을 인정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또 박근혜 대통령의 레임덕 현실화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친박계 일부에서 내부 분열을 막기 위해 ‘컷오프’ 도입 주장도 나오고 있다. 여론조사를 실시해 1∼3위를 우선 선발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당원과 국민이 참여하는 '1인1표제'의 방식에 따라 선출을 요구하는 방안이다.
하지만 유승민 의원 복당 문제를 놓고 친박계 내홍이 전면화했던 만큼 최경환 의원의 선택이 전당대회를 앞둔 새누리당 계파갈등에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 의원은 곧 당대표 출마 여부와 관련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