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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이 1일 울산 현대중공업 본사 체육관에서 비상경영설명회를 열고 직원들에게 경영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
“오일쇼크나 리먼사태보다 지금이 훨씬 심각한 위기 상황이다.”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이 임직원들에게 위기 극복을 위한 자구안에 협조해 줄 것을 호소했다. 현대중공업은 위기 상황을 전달하기 위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조선소 가동을 멈췄다.
최 회장은 1일 울산 현대중공업 본사 체육관에서 비상경영설명회를 열어 회사 경영상황을 직원들에게 알렸다. 현대중공업이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비상경영설명회를 개최한 것은 창사 이후 최초다.
최 회장은 3천 명의 직원을 모아놓고 1시간30분 동안 경영상황을 설명했다. 참석하지 못한 직원들은 사내 방송을 통해 설명회를 지켜봤다. 설명회가 진행되는 동안 현대중공업은 조업을 일시 중단했다.
최 회장 외에도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 김정환 조선사업대표 사장, 김환구 안전경영실 사장 등 7개 사업대표가 회사 상황을 직원들에게 자세히 알렸다.
최 회장은 설명회에서 “세계경기 불황이라는 외부변수도 있지만, 과거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고비용 구조를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최 회장은 “우리 현실을 정확히 인식하고 수주가 회복되는 상황이 올 때 반드시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경쟁력 회복에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며 “자구안 추진 과정에서 불편과 어려움을 겪겠지만 모두 힘을 합쳐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명예와 자존심을 되찾는데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최 회장 등 현대중공업 경영진은 설명회가 끝나고 직원들의 질의에 응답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직원들은 사내유보금, 사업부 분사, 고정연장근로 폐지 등에 대한 경영진의 설명을 요구했다.
경영진은 사내유보금으로 고용보장과 임금인상을 할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어렵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경영진은 “사내유보금 12조4449억 원 가운데 현금은 10%인 1조3323억 원”이라며 “회사 운영자금이 매월 2조 원으로 운영에 필요한 최소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 경영진은 또 사업부 분사를 통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며 분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들은 “로봇사업부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7월 독립사업본부로 전환한 뒤 0.5%에서 6.1%로 올랐다”며 “분사로 경영체질을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분사를 해도 정년까지 고용을 보장할 것”이라며 “분사하면 임금은 줄어들지만 최대 15년간 차악을 보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중공업은 분사 등 자구계획을 이행하지 않으면 금융권으로부터 기존 여신의 연장 등 자금지원을 받을 수 없다는 처지에 놓여있음을 거듭 강조했다.
현대중공업은 이날부터 고정연장근로를 폐지했다. 고정연장근로 폐지로 평균 월 50만 원의 급여가 줄어든다. 현대중공업은 “고용보장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며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고통분담 차원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