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지난 주 개봉한 영화 ‘아바타: 물의 길(아바타2)’ 초반 성적이 예상보다 저조하다는 평가에 관련주 주가가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제작사·영화 관련주가 아바타2 개봉 직전에는 흥행 기대감에 주가가 급등했으나 초반 성적이 부진하게 나오자 다시 내리는 등 관련 종목 주가가 아바타2 흥행에 울고 웃고 있다.
 
‘아바타2’ 글로벌 성적 예상보다 미지근, 디즈니 관련주도 빠르게 식어

▲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영화 ‘아바타: 물의 길(아바타2)’ 초반 성적이 예상보다 저조하다는 평가에 관련주 주가가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아바타2 관련주로 주목받던 바른손이앤에이(-10.53%), 바른손(-11.11%) 주가가 14일 아바타2 개봉일 이후 나란히 하락했다.

바른손은 지난해 10월 디즈니 마블의 파트너였던 투썬디지털아이를 인수해 관련 종목으로 분류된 바 있지만 바른손 측에서는 현재 파트너사 인증 기한이 만료돼 아바타2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영화 감독 제임스 캐머론 자회사와 콘텐츠 계약을 체결한 적 있어 시장의 관심을 받던 덱스터(-9.12%) 주가도 하락했다. 

이 밖에 CJCGV(-9.48%), 콘텐트리중앙(-2.39%), 쇼박스(-2.01%)등 영화 관련주 주가도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수익률(-0.82%) 보다 더 내렸다.

제작사·영화 관련주는 앞서 아바타2 개봉을 앞두고 흥행 기대감에 달아올랐던 종목들이다. 

바른손이앤에이(44.72%), 바른손(23.59%) 주가가 12월 들어 12일까지 급등했고 바른손이앤에이는 주가가 상한가까지 오르기도 했다. 같은 기간 덱스터(7.09%),  CJCGV(19.37%), 콘텐트리중앙(29.23%) 등 주가도 상승했다. 

하지만 아바타2의 글로벌 흥행부진 우려가 나타나며 제작사인 디즈니가 최저가를 다시 쓰는 등 주가가 맥을 못 쓰자 국내 관련주도 함께 밀려 하락하는 모습이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아바타2의 글로벌 흥행부진 우려에 디즈니 주가가 하락하면서 업종 전반적으로 투자심리 위축이 동조화했다”고 설명했다. 

현지시각으로 19일 디즈니 주가는 직전 거래일 대비 4.77% 하락한 85.78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아바타2 첫 주 흥행 성적이 시장의 예상에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날 디즈니 주가는 장중 52주 최저가를 새로 쓰기도 했다.

디즈니 주가는 미디어와 테마파크 부문 실적이 악화하면서 연초 고점 대비 40% 넘게 떨어져 90달러 선을 기록하고 있었는데 최근 1주일 동안 주가가 추가로 7.68% 하락했다. 

아바타2는 제임스 캐머런 감독이 ‘아바타’의 후속으로 13년 만에 내놓은 영화로 14일 국내에서 세계 최초로 개봉했다. 앞서 2009년 개봉한 아바타는 13년 동안 세계 영화 매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인기작이다.
 
국내에서 아바타2는 영화입장권 통합 전산망 기준으로 21일까지 누적 관객 수 344만4627명을 기록하며 흥행을 나타내고 있지만 해외에서는 예상보다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20일 IMDB(인터넷 영화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아바타2의 북미 지역 개봉 첫 주 수익은 1억3410만 달러(약 1730억 원)로 집계되면서 시장의 예상치(1억7500만 달러)와 제작사 디즈니의 예상치(1억3500~1억5천만 달러)를 밑돌았다. 

올해 개봉한 영화 가운데 북미 첫 주 흥행 순위로 5위를 기록하면서 흥행 부진 우려를 키우게 됐다. 아바타2의 손익분기점은 최소 20억 달러(약 2조6060억 원)로 알려졌다. 

뉴욕 월가에서는 3시간12분에 이르는 아바타2의 긴 상영 시간과 영화관 산업의 위축을 흥행부진의 이유로 꼽고 있다. 미국 CNBC는 “‘탑건: 매버릭(탑건2)’ 등과 같은 히트작을 제외하면 영화관 산업이 여전히 쇠퇴 중인 상황이다”고 분석했다.

다만 흥행 여부를 단정 짓기엔 아직 이르다는 시선도 있다. 

전 작품인 ‘아바타’도 첫 주 성적은 부진했으나 장기 흥행을 이어갔으며 올해 히트작이었던 ‘탑건2’ 역시 첫 주 성적이 저조한 ‘슬로우 스타터’였단 점을 들어 아바타2도 탄탄한 스토리와 화려한 시각효과에 힘입어 입소문을 타면서 장기 흥행에 성공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크리스마스 시즌, 연말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는 점도 변수가 될 수 있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를 맞아 극장 성수기가 찾아올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아바타2가 흥행에 성공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토니 챔버스 디즈니 배급 책임자는 “연말 연휴 시즌에 티켓 매출이 호조를 보일 것이다”며 “내년 이후를 기준으로 흥행 성적을 판단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