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외아들인 박세창 그룹 전략경영실 사장이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3세경영이 본격화한 것으로 보인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핵심사업을 진두지휘하는 그룹 전략경영실이 박세창 사장 중심으로 재편됐다. 박 사장이 1월 전략경영실 사장으로 승진한 지 6개월 만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아들 박세창 중심으로 재편  
▲ 박세창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경영실 사장.
박 사장과 함께 전략경영실을 이끌던 서재환 사장은 금호산업으로 자리를 옮겼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1월 박 사장의 승진과 관련해 “전략경영실 사장으로서 경험을 쌓고 서재환 사장을 보좌할 것”이라고 설명했는데 서 사장이 떠나면서 박 사장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서 사장 대신 박 사장과 금호타이어에서 호흡을 맞췄던 박홍석 부사장이 박 사장의 새 파트너로 낙점됐다. 전략경영실은 기존 2명의 사장 체제에서 사장-부사장 체제로 바뀌었다. 사실상 박 사장 원톱체제다.

박홍석 부사장은 박삼구 회장의 최측근 가운데 한명이자 박 사장과도 가까운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부터 전략경영실에서 박삼구 회장을 보필했으나 2013년 말 금호타이어로 자리를 옮겼다. 그 뒤 박세창 사장과 함께 금호타이어의 워크아웃 졸업에 일조했다.

박홍석 부사장의 나이도 1965년생으로 젊은 편이다. 서 사장은 1954년생으로 박 사장보다 21살이나 많았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서재환 사장이 박 사장의 경영수업 스승이었다면 박홍석 부사장은 박 사장의 오른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두 사람이 금호타이어에서 함께 몸담았던 경험을 살려 올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산적한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고 말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전략경영실은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 과거 대우건설이나 대한통운 등 그룹 내 굵직굵직한 인수합병을 주도했다.

올해도 금호기업과 금호터미널의 합병, 금호타이어 인수 등이 남아있는 만큼 박 사장과 박 부사장의 호흡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사장이 특히 이르면 7월 시작될 금호타이어 인수전에서 제 역할을 해낼 경우 그룹 안팎에서 입지를 다지는 확실한 계기가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박삼구 회장은 지난해 금호산업을 되찾은 뒤 경영권 승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박세창 사장이 올해 초 4년 만에 사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박 회장의 측근이던 그룹 내 원로들도 하나둘 자리에서 물러났다.

기옥 전 대외협력담당 사장이 비상근 고문으로 물러났고 서구 상근고문, 박찬법 상근고문이 줄줄이 자리를 떠났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박 회장이 그룹 해체라는 위기를 겪었던 만큼 박 부사장에게 경영권을 조속히 넘겨주고 경영 안정화를 추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