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최근 재연임을 앞두고 물러난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의 선택을 두고 존경스럽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21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사전지정운용제도 현장안착을 위한 퇴직연금사업자 간담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조용병 회장이 후배에게 기회를 주는 것을 보면서 개인적으로 리더로서 매우 존경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금감원장 이복현 "손태승 징계 만장일치, 신한금융 조용병 존경스러워"

▲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21일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의 용퇴와 관련해 존경스럽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신한금융그룹이 진옥동 회장 내정자를 선임하기 전까지만 해도 금융권에는 조 회장이 무난하게 재연임에 성공할 것이라고 보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조 회장은 8일 열린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에서 전체 사외이사 투표가 진행되기 전 신한금융그룹의 미래를 고려해 스스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원장은 신한금융그룹 다음 회장에 내정된 진옥동 신한은행장에 대해서는 “어떤 능력이나 인품에 대해 아무도 의심이 없을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원장이 조 회장의 사퇴를 존경스럽다고 평가한 것과 관련해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려는 의도도 있다는 분석도 금융권에서 나온다.

손 회장이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연임 여부와 관련해 이렇다 할 태도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손 회장은 대규모 환매 중단을 일으킨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해 11월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아 이를 취소하기 위한 행정소송 없이는 연임에 도전할 수 없다.

이 원장은 손 회장의 거취와 관련해 20일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금융당국이 논의를 거쳐 (제재) 결정을 내린 것이 명확한 정부의 뜻이다”고 밝힌 데 공감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여러 번 논의로 사실상 만장일치로 결론난 징계다”며 “저도 정례회의에 들어간 입장으로서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BNK금융지주 차기 회장 선임에 대해서는 “롱리스트(후보)가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자세히는 모른다”면서도 “특정 대학, 특정 고등학교 등 내부에서 여러 갈등이 있어 사외이사들의 고민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래된 인사, 정치적 편향성이 있는 인사, 과거 다른 어떤 금융기관에서 여러 가지 문제로 논란이 되는 인사가 포함돼 있다면 사외이사들이 알아서 적절히 걸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IBK기업은행 차기 행장 선임을 두고 ‘관치’ 논란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서는 “어떤 의도로 얘기하는지 의심될 정도로 아예 본질에서 벗어난 게 아닌가 싶다”고 잘라 말했다.

NH농협금융지주 회장에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선임된 것을 놓고는 “대주주가 있는 기관이니 대주주가 결정한 것으로 이해한다”며 “오히려 ‘겉보기에 관치 논란이 있으니 그렇게 하지 말라’고 말하는 게 관치다”고 말했다.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