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다음 신한금융그룹 회장에 내정되면서 다음 신한은행장 자리에 누가 오를지 금융권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전필환 신한은행 디지털전략그룹장 부행장과 정운진 신한캐피탈 대표이사 사장 등이 유력한 다음 신한은행장 후보로 꼽히고 있다.
 
신한은행장 누가 되나, 진옥동 닮은꼴 전필환이냐 서울대 인맥 정운진이냐

▲ 전필환 신한은행 디지털전략그룹장 부행장(왼쪽)과 정운진 신한캐피탈 대표이사 사장(오른쪽)이 유력한 다음 신한은행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18일 신한금융지주은 오는 20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를 열고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후보를 추천한다고 밝혔다. 

신한금융그룹은 대표이사 회장과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된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가 자회사 대표를 추천하면 각 계열사 이사회가 자격요건을 검증해 선임한다.

신한은행장은 부회장이 없는 신한금융그룹에서 사실상 2인자이자 다음 회장 후보로 여겨지는 만큼 계열사 사장단 인사 가운데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신한은행 부행장들이 새 행장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금융권은 특히 전필환 부행장을 주목하고 있다.

전 부행장은 진옥동 행장으로부터 높은 신임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진 행장이 유독 애착을 보였다는 배달앱 ‘땡겨요’ 사업을 맡아 기획과 출범을 진두지휘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동안 걸어온 길도 진 행장과 닮았다. 

진 행장이 신한은행 오사카지점장, SBJ은행 법인장 등 신한은행의 일본 법인 수장을 계속 맡으며 신한금융지주의 재일교포 대주주들과 두터운 친분을 쌓아온 것처럼 전 부행장도 오사카지점장과 SBJ은행 부사장 등을 맡으며 재일교포 대주주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부행장은 1965년생으로 올해로 만 57세다. 덕인고등학교와 성균관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신한은행에 1990년 입행한 뒤 신한은행 직원만족센터 차장, 영업3부 부부장, 오사카지점장, 인천국제공항지점장, SJB은행 부사장, 디지털전략그룹장 부행장 등을 지냈다. 

현재 신한은행 부행장은 아니지만 정운진 신한캐피탈 대표이사 사장도 유력한 신한은행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정 사장은 신한금융그룹에서 투자금융분야 전문가이자 전략 전문가로 꼽힌다. 신한캐피탈을 2년 동안 맡아 실적 증가세를 안정적으로 이끌었고 그룹의 디지털 투자 포트폴리오 구축에서 역할도 확대하며 그룹 내부에서 경영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신한캐피탈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이 282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2% 증가했다.

신한금융그룹은 디지털 분야에서 유망한 벤처기업 및 신생기업에 투자할 목적으로 계열사들이 출자에 참여해 모두 3천억 원 규모로 디지털 전략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데 정 사장이 이 펀드 운용을 이끌고 있다. 특히 그는 계열사 사이 조정을 원활하게 진행하며 시너지를 끌어올린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권은 정 사장이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출신이라는 점도 주목하고 있다. 계열사 사장이 다음 신한은행장 후보로 거론되는 일이 이례적인 것은 아니지만 왜 정 사장인지를 따져봤을 때 그가 서울대 출신이라는 점이 중요하게 작용했을 수 있다고 바라본다.

현재 신한금융그룹 15곳 자회사 대표 가운데 유일하게 정 사장만 서울대를 졸업했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뒤 금융권에서 유독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 인사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는 분석이 있는데 다음 신한은행장에 서울대 출신이 오르게 되면 아무래도 금융당국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보탬이 될 수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 김광수 은행연합회장 등이 모두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왔다. 

정 사장은 계성고등학교를 졸업해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도 연결고리가 있다. 

정 사장도 전 부행장처럼 신한은행에 1990년 입행한 뒤 신한금융그룹에서만 30년 넘게 근무한 ‘신한맨’이다. 

신한은행에서 근무하다 2019년 1월 신한금융그룹 글로벌 투자금융사업부문장으로 승진해 신한금융지주와 신한은행, 신한금융투자, 신한생명의 부사장보를 겸직하다 지난해 1월 신한캐피탈 대표이사에 올랐다.

나이는 1964년생으로 올해 만 58세다. 전필환 부행장보다 1살 더 많다.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