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전당대회 국면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권 의원은 최근 지역일정을 소화하며 당 구성원들과 스킨쉽을 늘리고 있다. 또 각종 정치현안에 강경한 발언을 쏟아내며 윤석열정부 호위무사로 전면에 나섰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그가 당권도전을 염두에 두고 여론의 반응을 살피는 것으로 본다.
[오늘Who] 장제원에 질 수 없다, 존재감 키우는 권성동 당권 도전 저울질

▲ 국민의힘 전당대회 논의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권성동 의원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권성동 의원이 12월8일 국민의힘 의원총회 시작 전에 통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 의원은 13일 부산 해운대에서 열리는 ‘전국 기독교총연합회 송년회’에 참석한다.

권 의원의 부산행은 안철수 의원 등 다른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이 최근 부산 지역을 방문하며 PK(부산경남)지역 당원 공략에 나서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권 의원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지역 민심을 파악한 뒤 당 대표 출마와 관련해 입장을 밝힐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권 의원은 지난 9월 원내대표에서 물러난 이후 전면에 나서는 일이 드물었다. 하지만 최근 당원들과의 접촉을 늘리는 등 다시 적극적 행보에 나서면서 당대표 출마를 저울질하는 것이라는 시선에 무게가 실린다.

권 의원은 이날 부산 방문을 포함해 국민의힘 당원 비중이 가장 높은 영남권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3일 경북 칠곡 당원연수 행사에 참석했고 10일에는 국민의힘 대구 북구을 지역 당원연수에 강연자로 나섰다.

여기에 화물연대 파업과 이태원참사 국정조사 등을 놓고 강경발언을 쏟아내며 윤석열정부를 옹호하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권 의원은 1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화물연대 파업의 불법행위는 문재인정부 탓이라며 윤석열정부가 '엄정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노총이 법과 원칙을 우습게 알고 안하무인이었던 원인은 문재인 정부에 있다”며 “화물연대 파업철회는 윤석열정부의 단호한 법치주의가 만들어낸 성과”라고 강조했다.

10일에는 이태원참사 유족들이 유족협의체 구성을 발표하자 일부 세월호 관련 시민단체의 횡령을 언급하며 비판했다가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권 의원은 “(유족협의체에) 시민단체가 조직적으로 결합해서 정부를 압박하는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며 “세월호처럼 정쟁으로 소비되다가 시민단체의 횡령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당 안팎에서는 권 의원의 강경발언들이 전당대회에서 ‘당심’을 잡기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권 의원이 전당대회에 관한 견해를 적극적으로 밝히는 점도 이러한 해석에 무게를 싣고 있다.

권 의원은 국민의힘 차기 당권주자 가운데 지지도가 가장 높은 유승민 전 의원을 공개비판하며 견제 목소리를 냈다.

권 의원은 이날 SNS에 “유 전 의원은 자신을 떨어뜨리기 위해 전당대회 룰을 바꾸려 한다고 하는데 자의식 과잉은 피해망상이 될 수 있다”면서 “경기지사 경선에서 ‘윤심은 민심’이라고 했던 게 유 전 의원”이라고 꼬집었다.

여론의 지지가 높은 유 전 의원이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서 현재 당원(70%)과 일반여론(30%)의 비중을 바꿔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를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권 의원은 최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전당대회 룰을 두고 “당원 100%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최근 친윤계 중심 공부모임 ‘국민공감’ 출범식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당 대표 차출설에도 권 의원은 “극히 일부의 주장일 뿐”이라며 부정적 견해를 드러내기도 했다.

권 의원은 장제원·윤한홍·이철규 의원 등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4인방과 부부 동반으로 11월 말 윤 대통령과 관저 만찬에 초대받은 사실이 알려져 주목받았다.

권 의원은 이들 중 유일하게 당권도전 의사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당권도전을 선언한 김기현 의원이나 윤상현 의원도 친윤계로 분류되나 윤 대통령의 대선출마 당시부터 함께한 '윤핵관'은 아니다.

윤 대통령의 관점에서 권 의원은 차기 총선 공천에 윤 대통령의 의중을 적극 반영하고 야당에 대응할 인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권 의원이 당의 간판이 됐을 때 다음 총선에서 수도권이나 MZ세대의 표심을 잡기에는 부족하다고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에 더해 당을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게끔 만든 장본인인 권 의원이 다시 당권에 도전하는 데에 명분이 없다는 주장도 존재한다. 국민의힘은 권 의원이 윤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이른바 ‘체리따봉 문자' 사태 이후 비대위로 전환했다.

권 의원이 당 대표 출마의사를 밝히면 친윤계 내부에서도 반응이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권 의원과 더불어 ‘윤핵관’ 핵심으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과 권 의원 사이 불편한 관계가 아직 풀리지 않은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윤 대통령이 두 사람 화해를 위해 관저 만찬 자리를 만들었다는 말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장 의원은 최근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권 의원과 화해는 우리가 알아서 할 문제”라며 껄끄러운 관계가 아직 해소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1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권 의원은 이번에 전당대회 열리면 당대표에 나가고 싶어 하지만 장 의원은 당대표를 ‘만들고’ 싶어 한다”며 “(장 의원은) 당대표를 만들고 그 당대표 밑에서 사무총장 하면서 공천 실무를 장악해서 자기 뜻에 맞는 공천을 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바라봤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