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한국 대중문화의 한 해를 돌아보고 내년 트렌드를 예측해보는 '컬쳐 트렌드 2023 콜로키움’ 행사에서 패널들이 토론하고 있다. |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에미상 수상, 영화 '헤어질 결심' '브로커'의 칸 영화제 선전, BTS의 빌보드 기록 경신에 이르기까지 올 한 해 글로벌에서 K-컬처의 성과는 그 어느해보다 눈부셨다.
한국 대중문화의 한 해를 돌아보고 내년 트렌드를 예측해보는 의미있는 행사가 열렸다. 영화, 드라마, 대중음악계의 전문가들이 모여 25일 진행한 '컬쳐 트렌드 2023 콜로키움’ 행사다.
이번 행사는 성결대학교 창의문화공작소, 컬쳐코드연구소(소장 정민아) 주최로 열렸다. 1부 영화, 2부 드라마, 3부 대중음악으로 구성된 이번 콜로키움에는 이현경(영화평론가), 이용철(영화평론가), 정민아(성결대 연극영화학부 교수), 김성훈(씨네 21기자), 정명섭(소설가), 고규대(이데일리 기자), 조일동(한국학중앙연구원 문화예술학부 교수), 김영대(음악평론가), 고윤화(대중음악연구자)가 패널로 참여했다.
1부 패널인 이현경 평론가, 이용철 평론가, 정민아 교수, 김성훈 기자는 2022년 한국영화계 추이와 2023년 영화계를 전망하는 대담을 진행했다. 극장산업의 쇠퇴와 OTT를 이용한 영화관람 문화의 확장, 극장의 의미변경에 대한 이야기를 서두로, 한국영화산업이 이어온 산업 형태의 위태로움에 우려를 표했다.
OTT 이용자수가 급증하고 틱톡, 쇼츠 등의 짧은 러닝타임의 영상이 성행한 한 해였다. 자연히 긴 러닝타임의 영화를 상영하는 공간인 극장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CGV 등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잇달아 관람료를 인상한 점은 관객들에게 극장을 향한 부정적 인식으로 다가왔을 것으로 지적됐다.
참석자들은 올 한 해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낸 영화로 평단의 지지를 받았던 '헤어질 결심', '헌트'를 꼽았다. 또 '외계+인 1부', '비상선언'의 흥행은 실패했지만 그 자체로 큰 의미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독립영화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치명타를 입었는데 예술영화계의 위기는 올해도 지속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럼에도 독립영화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 '모어' 등은 의미있는 수작으로 언급됐다.
올해의 주목할 만한 배우로는 탕웨이와 손석구, 마동석이 꼽혔다. 패널들은 이날 행사에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강수연 배우의 업적을 애도하고 존경하는 데도 한 목소리를 냈다.
드라마의 전망을 다룬 2부에서는 기성세대에서 Z세대로 넘어가는 유행의 흐름을 진단했다. 팬데믹 시기 한국드라마가 기존의 해외시장풀이었던 아시아권을 넘어서 북미권까지 진입한 성과에 대한 언급을 시작으로 '오징어 게임' '파친코' 등의 감동적 가족 드라마의 역할을 언급했다.
'소년심판'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와 같은 여성 주연의 드라마들이 큰 성과를 보였고 향후 내년의 드라마 시장에서는 SF를 비롯한 장르성이 두드러지는 서사와 전문직에 종사하는 캐릭터 중심의 이야기, 한국의 분단 정체성을 반영한 드라마들이 호응을 얻을 것으로 점쳐졌다.
3부에서는 현재 혼란스러운 상태로 남아있는 ‘K팝’에 대한 재정의가 필요하다는 말을 시작으로, 4세대 걸그룹의 국내외적 성공이 올해의 인상적인 점으로 뽑혔다.
인디음악의 변화, 클래식 진영의 팬덤문화와 음악의 성패를 결정하는 SNS 이용추이 분석도 이뤄졌다. 또 포스트코로나 시대 메타버스 공연에 대한 세 전문가의 각 장르별 적용법 분석, 메타버스공연의 지속성 및 장단점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다. 2023년의 음악 트렌드로는 메타버스와 AI, 주류와 인디의 상호작용 등이 전망됐다. 임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