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남성 삼성SDI 사장이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사업에서 이른 시일 안에 실적개선을 이뤄내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전기차 배터리 매출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시장에서 배터리 규제강화로 전망이 불투명해진데다 다른 사업부문에서도 업황회복이 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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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남성 삼성SDI 사장. |
이원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8일 “삼성SDI의 실적에서 불확실성이 회복되기에는 아직 갈길이 멀다”며 “중국에서 전기차 배터리의 수주공백으로 타격이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SDI는 2분기에 영업손실 383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하나금융투자의 기존 전망치인 영업손실 271억 원에서 더 적자폭이 커지는 것이다.
전기차 등에 적용되는 중대형전지부문에서 888억 원의 큰 폭 적자가 이어지는데다 소형전지부문과 전자재료부문의 실적개선 폭도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됐다.
이 연구원은 “소형전지의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의 갤럭시S7 판매가 호조를 보이며 수익성이 소폭 개선되고 있다”며 “하지만 전자재료부문에서 고객사들의 단가하락 압력이 커지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남성 사장은 삼성SDI의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던 화학사업부문을 올해 롯데케미칼에 매각한 뒤 빈자리를 전기차 배터리로 실적을 만회한다는 목표를 내놓았다.
특히 전기차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배터리 수요가 급증하며 삼성SDI의 실적개선도 점차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최근 삼성SDI가 중국 정부기관의 배터리 적합성 인증평가에서 탈락하고 중국 전기버스에도 보조금 지원이 끊겨 사업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이 연구원은 “중국정부가 현지 배터리업체들이 경쟁력을 끌어올릴 충분한 시간을 주며 중국기업들을 지속적으로 보호할 것”이라며 “삼성SDI의 배터리가 중국에서 보조금을 지원받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원은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 매출에서 30%정도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시장에서 어려운 영업환경이 지속되며 이는 곧 실적개선 속도의 둔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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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 |
이순학 한화금융투자 연구원도 “삼성SDI가 배터리 적합성 평가에서 계속 탈락하며 중국시장을 놓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하는 상황”이라며 “성장세가 가장 높은 중국 전기차시장을 붙잡지 못하면 경쟁력 확보와 실적회복에 타격이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 사장은 중대형배터리의 매출처를 중국 외 유럽의 전기차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으로 다변화해 그동안 중국에 의존도가 높았던 사업구조를 개선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시장규모가 크지 않은 만큼 실적개선에 기여할 때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SDI는 2020년까지 전기차 배터리사업에 3조 원 정도를 투자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 유럽에 신규 배터리공장을 증설하기로 결정하고 위치 선정에 고심하고 있다.
이순학 연구원은 “전기차시장이 점차 개화할 것은 분명한 사실인 만큼 삼성SDI의 중장기적 성장성은 유효하다”며 “하지만 중대형전지가 당분간 손익을 개선하기 어려워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