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신종균 삼성전자 IM부문 사장 |
국내 증권사들이 3분기 삼성전자 실적은 맞힐 수 있을까?
삼성전자 2분기 실적 전망에서 망신을 당한 국내 증권사들이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을 놓고 줄줄이 하향전망을 내놓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은 2분기 삼성전자 실적을 놓고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전망하는 실수를 한 탓에 이름에 먹칠을 했다.
국내 증권사들은 삼성전자 3분기 실적이 2분기보다 소폭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모바일(IM) 사업부문의 부진으로 또다시 어닝 쇼크가 일어날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하기도 한다.
KDB대우증권은 9일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같은기간보다 각각 8%와 19% 하락한 55조원과 8조2천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기존에 전망한 8조9220억 원보다 7천억 원 이상 내린 수치다.
KDB대우증권은 2분기 실적부진의 주요원인인 IM사업부문에 우려를 표했다. 성장성 높은 신흥국 중저가 시장에서 스마트폰 점유율이 하락할 경우 실적회복이 어렵다고 분석했다.
유진투자증권도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을 7600억 원 낮춰 전망했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이 2분기보다 15.1% 늘어난 8조3300억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애초 삼성전자가 3분기에 영업이익 9조900억 원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사들은 삼성전자가 2분기 실적을 바닥으로 삼아 3분기에 개선될 것으로 보지만 소폭회복에 그칠 뿐 극적반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3분기에 원화강세 효과는 제한적이고 스마트폰 출하량도 늘 것으로 보여 개선의 여지가 있다"며 "스마트폰시장의 포화 우려 속에 스마트폰 이후의 추가성장을 위한 히든 카드가 보이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황민성 삼성증권 테크팀장도 "스마트폰 중저가제품 확대에 대한 시장의 의견이 많았지만 삼성전자는 업계의 변화에 빠르게 대처하지 못했다"며 "하반기에도 계절적 반등 이상의 실적을 보여주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도 33조 원대 중후반에서 31조 원대로 내렸다.
대우증권은 33조9천억 원에서 31조5천억 원으로 7.1% 낮췄고 삼성증권은 33조5천억 원에서 31조 원 수준으로 내렸다. 우리투자증권은 33조7천억 원에서 31조8천억 원으로, 한국투자증권 33조5천억 원에서 30조9천억 원으로 각각 낮췄다.
증권사의 이런 대응은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7조 원 후반에서 8조 원 초반으로 예상했으나 7조2천억 원에 그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이 삼성전자에 대해 지나치게 장밋빛 전망으로 일관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반면 외국계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에 대해 대체로 정확한 전망을 제시해 분석력을 과시했다.
BNP파리바와 CIMB증권은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을 각각 7조1500억 원과 7조2190억 원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가 발표한 7조2000억 원과 거의 들어맞는 수치다.
외국계 증권사가 삼성전자의 실적을 훨씬 정확히 예측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외국계 증권사들은 지난해 2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9조 원 대 중반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당시 국내 증권사들은 대부분 10조 원 이상으로 전망했다. 그런데 삼성전자는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은 9조5천억 원으로 발표했다.
외국계 증권사들이 압승했고 국내 증권사들은 체면을 구긴 것이다. 이런 외국계 증권사들의 압승은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 실적 전망을 놓고도 마찬가지로 일어났다.
국내 증권사들은 연이은 삼성전자 전망 실패로 분석력에 큰 문제가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에 지나치게 후한 점수를 주고 있기 때문에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