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LG그룹에서 첫 여성 CEO 사장이 탄생했다.

LG생활건강 대표이사로 내정된 이정애 신임 사장이다. 작은 부분까지 꼼꼼히 챙기는 스타일로 알려진 이 사장 내정자는 LG생활건강의 모든 사업부문을 거치며 폭넓은 지식과 경험을 갖춘 마케팅 전문가로서 역량을 발휘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오늘Who] LG그룹 첫 여성 사장 이정애, LG생활건강 재도약 이끈다

▲ LG생활건강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정애 신임 사장(사진)은 LG생활건강의 모든 사업부문을 거치며 폭넓은 지식과 경험을 갖췄으며 마케팅 전문가로서 역량을 발휘해 성과를 내왔다.


 24일 LG그룹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이정애 사장은 누구보다 LG생활건강을 속속들이 아는 인물로 꼽힌다. 

이 사장은 LG생활건강 신입사원 공채 출신으로 1986년 입사해 모든 사업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인물이다. 특히 마케팅 전문가로 고객과 시장의 변화를 읽는 능력이 탁월한 것으로 전해졌다.

LG생활건강의 핵심사업은 뷰티, 홈케어&데일리뷰티(생활용품), 리프레쉬먼트(음료) 등 크게 3가지다. 

이 사장은 생활용품 분야에서 마케팅 업무를 시작한 이후 헤어케어, 바디워시, 기저귀 등 다양한 제품군의 마케팅을 담당했다.

2011년 생활용품사업부장으로 선임된 이후에는 차별화된 마케팅으로 제품의 프리미엄화를 진행해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LG생활건강의 대표적인 생활용품 제품으로는 헤어케어 제품인 엘라스틴, 리엔을 비롯해 치약 페리오, 죽염, 바디로션 제품인 벨먼 등이 있다. 

2015년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는 럭셔리 화장품 사업부장으로 자리를 옮겨 LG생활건강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고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하는 데 힘을 쏟았다. 

LG생활건강의 매출 1등 공신인 ‘후’를 비롯해 ‘숨’, ‘오휘’ 등이 대표적인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다.

특히 이 사장은 궁중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후’를 가지고 ‘왕후의 궁중문화’라는 럭셔리 마케팅을 펼쳤다. 

그 결과 2016년 화장품 단일브랜드로 연매출 1조 원을 넘은 데 이어 2018년에는 국내 화장품 브랜드 최초로 연매출 2조 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냈다. 

2019년 음료사업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에도 이 사장은 마케팅에서 성과를 이어갔다.

이 사장은 소비트렌드에 발맞춘 제품 육성과 적극적인 마케팅, 유연한 채널 전략으로 LG생활건강의 음료사업 성장을 이끌었다. 

특히 2020년 이후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야외활동이 제한되면서 음료 소비가 줄었지만 소비형태의 변화를 빠르게 잡아내 온라인과 배달음식 채널을 확대하는 등 마케팅에 힘써 ‘코카콜라’와 에너지음료인 ‘몬스터에너지’, 탄산수 ‘씨그램’ 등 주요 브랜드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었다. 

이 사장은 LG그룹의 첫 번째 여성 CEO 사장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LG그룹은 1947년 출범해 올해 75주년을 맞았지만 지금까지 여성 사장은 단 1명도 없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이 사장은 LG생활건강 전체 사업과 조직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며 “LG생활건강에서 폭넓은 지식과 경험을 갖춘 전문가로서 큰 역할을 해왔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이 올해 부진의 늪에 빠져 좀처럼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만큼 이 사장의 어깨는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LG생활건강은 2005년부터 올해까지 18년 동안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이 이끌어왔다.

차 부회장은 ‘차석용 매직’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17년 동안 LG생활건강의 실적 개선을 이끌면서 LG그룹 안에서도 입지전적인 인물로 꼽혔다.

하지만 그런 그가 물러나자 LG그룹 안팎에서는 올해 들어 LG생활건강이 실적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데 따라 차 부회장이 책임을 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사장은 1963년 태어나 이화여자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86년 3월  LG생활건강에 입사해 2011년 1월 생활용품 사업부장을 거쳐 2015년 12월에는 럭셔리 화장품 사업부장, 2018년 12월에는 리프레시먼트(음료) 사업부장을 맡았다.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