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중국 반도체기업 YMTC(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가 미국의 수출규제 블랙리스트에 오를 위기에 처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낸드플래시 사업에서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나온다.
▲ YMTC가 미국 수출규제 블랙리스트에 오를 위기에 처했다. 사진은 우한에 위치한 YMTC 낸드플래시 공장. |
15일 로이터에 따르면 매튜 액슬로드 미국 상무부 수출집행차관보는 14일 국제문제학회(Society for International Affairs) 연설을 통해 “이대로라면 YMTC는 12월6일자로 블랙리스트 목록으로 옮겨지게 된다”고 말했다.
미국 상무부는 그동안 YMTC를 주시해왔다. 화웨이에 반도체를 수출했다는 혐의를 받고있기 때문이다.
화웨이는 미국의 기술을 훔쳤다는 의혹과 대표적 `적색국가`인 이란에 장비를 팔았다는 이유로 2019년에 이미 블랙리스트에 오른 기업이다.
이 때문에 미국 상무부는 중국 현지 YMTC시설에 조사관들을 파견하겠다고 요구해왔다. 그러나 현지조사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승인조치를 중국 상무부가 계속 내주지 않으면서 절차가 지연됐고 결국 YMTC는 10월7일 ‘확인불가목록(unverified list)’에 올랐다.
미국 정부의 수출규제 방침에 성실하게 협조하지 않는 기업은 확인불가목록에 올라 미국기업과의 거래에서 불이익을 받는다.
확인불가목록에 오른 기업이 통상 60일 이내에 적극적인 소명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결국 블랙리스트로 옮겨진다. 이에 따라 미국업체로부터 최신장비 등을 수입하려면 더욱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만 한다.
YMTC는 그동안 미국 정계로부터도 따가운 눈총을 받아왔다.
YMTC는 중국 정부가 출자해 설립한 기업으로 정부로부터 막대한 지원금을 받아 미국 마이크론 등과 비교해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 YMTC의 메모리 반도체는 시장 평균가보다 20% 저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애플은 최근까지도 아이폰 메모리로 YMTC의 반도체를 사용하는 것을 고려해 왔다. 이 때문에 바이든 정부는 YMTC가 미국 반도체 기업에게 `직접적인 위협`이라고 말했으며 상원에서도 민주당·공화당 두 당이 입을 모아 블랙리스트 목록에 올려야만 한다고 주장해왔다.
YMTC가 미국의 수출규제 블랙리스트에 오르면 경쟁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YMTC의 주력제품이 낸드플래시인 만큼 블랙리스트 등재로 시장 점유율이 떨어지는 부분을 한국기업들이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이다.
YMTC는 최근 196단에 이어 232단 낸드플래시 개발까지 성공하며 기술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시장 조사기관 욜(Yole)에 따르면 YMTC의 글로벌 낸드플래시 점유율은 2022년 1분기 기준 5%에 그쳤으나 2025년 10%, 2027년 17%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미국 수출규제 블랙리스트에 오르면 성장세가 꺾일 가능성이 높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