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건설의 후예들이 STX건설을 인수할 수 있을까?

신일컨소시엄은 홍건표 회장을 비롯한 옛 동아건설 출신들이 모여있다. 신일컨소시엄은 최근 동아건설산업 인수에 실패한 뒤 STX건설을 인수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STX건설 매각공고, 홍건표와 동아건설 후예들 인수하나  
▲ 홍건표 신일컨소시엄 회장.
23일 업계에 따르면 신일컨소시엄이 STX건설를 인수하기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STX건설 매각주간사인 삼일회계법인은 22일 매각공고를 내고 7월5일까지 인수의향서(LOI)를 받기로 했다.

매각은 제3자배정 유상증자 등 외부자본 유치를 포함한 공개경쟁입찰방식으로 진행되며 예비실사를 진행한 뒤 7월22일 본입찰을 마무리한다. 매각가격은 200억~250억 원 규모로 추정된다.

신일컨소시엄이 STX건설 인수에 가장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신일컨소시엄은 5월 동아건설산업 인수에 실패했지만 STX건설 인수에 성공해 건설사업의 명맥을 이으려고 한다.

신일컨소시엄은 애초 STX건설 매각주간사와 수의계약 방식으로 STX건설을 인수하는 방법을 타진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에도 일찌감치 인수의향서를 제출하는 등 인수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신일컨소시엄 관계자는 “STX건설 인수를 위한 자금조달 문제도 없다는 것을 이미 법원 등에 밝혔다”며 “STX건설을 인수를 성공시켜 토목사업과 해외사업 등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STX건설은 한때 시공능력평가 30위권까지 올랐던 중견건설사다. 2013년 STX그룹의 유동성위기 탓에 법정관리를 받아왔지만 지난해에도 시공능력평가 53위를 기록했다. 또 시공능력평가액 기준 상위 10위권 건설사만 보유하고 있는 화력발전소 시공 경험도 보유하고 있다.

신일컨소시엄은 기존에 수주했던 5천억 원 규모의 태국 대수로공사와 2조6천억 원 규모의 베트남 호치민 외곽순환도로 건설공사 등을 STX건설 인수를 통해 소화할 수 있다.

홍건표 신일컨소시엄 회장은 최근 100억 원 투자를 통해 인수하기로 한 제이앤유글로벌 임시주주총회에서 “STX건설 인수는 브랜드 지명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인 만큼 반드시 인수에 성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변수는 삼라마이다스(SM)그룹이다. 업계는 지난해 STX건설 매각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SM그룹이 다시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SM그룹은 애초 올해 시장에 매물로 나온 중견건설사 4~5곳을 인수해 건설부문의 사업을 확대할 계획을 세워뒀다.

SM그룹은 올해 성우종합건설을 인수한데 이어 동아건설산업의 인수전에서도 신일컨소시엄을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 또 경남기업 매각 예비입찰에도 참여했다.

하지만 그동안 SM그룹이 여러 기업의 인수전에 계속 나서면서 현금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아 STX건설을 인수할 여력이 없다는 시각도 있다.

SM그룹은 최근 SPP조선 인수가 불발됐다. SM그룹은 정밀실사 결과 SPP조선의 인수가격을 낮춰야 한다며 채권단과 협상을 이어가다 최종적으로 가격조절에 실패해 인수를 철회했다.

SM그룹이 예비입찰에 참여한 경남기업의 매각가격은 2천억 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동아건설산업의 매각가격도 400억 원에 이른다.

업계 관계자는 “SM그룹이 공격적인 인수합병으로 외형불리기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는 듯 하지만 실제로 인수전을 완주한 사례는 많지 않다”며 “STX건설뿐 아니라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동아건설산업의 인수도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