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1조 원 규모의 울산 B-04구역 재개발사업 시공권을 두고 현대건설과 맞대결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올해 도시정비시장에 복귀한 지 3년 만에 최대 수주실적을 이미 확보했다. 울산 재개발사업에서 수주한다면 시공능력평가 1위 ‘래미안’의 자존심까지 챙길 수 있다.
▲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1조 원 규모의 울산 B-04구역 재개발사업 수주전에서 현대건설과 맞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 |
1일 재개발조합과 도시정비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울산 B-04구역 주택재개발사업은 시공능력평가 1, 2위 건설사인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건설의 정면승부 구도가 확실시되고 있다.
울산 B-04구역 시공사 입찰 마감(11월2일)이 하루 앞둔 이날까지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건설 두 곳 외 응찰 의사를 보이는 건설사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울산 B-04구역 재개발조합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현재 관심을 보인 건설사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정도”라며 “시공사 선정총회 등 일정은 2일 입찰 마감 뒤 논의해 결정할 것이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에게 울산 울산 B-04구역 재개발사업 수주는 여러가지 면에서 의미가 있다.
우선 울산 B-04구역 재개발사업의 시공사 선정 일정과 결과에 따라서는 올해 도시정비 수주실적이 2조 원을 훌쩍 넘어설 수도 있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울산 B-04구역 재개발사업은 현재 도시정비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현대건설과 경쟁이 예상되는 만큼 승리한다면 열매가 더욱 달콤할 것으로 보인다. 울산은 현대그룹의 사업토대가 탄탄한 지역이기도 하다.
울산 B-04구역 재개발사업은 교동 190-4번지 일대 대지면적 17만2297㎡ 부지에 지하 4층~지상 29층 규모 아파트 55개 동, 모두 4080세대를 짓는 사업이다.
예상 공사비만 1조 원 규모다.
울산 B-04구역 재개발조합은 가능한 올해 안에 시공사 선정을 마무리하고 2023년 상반기 이주, 철거까지 사업을 빠르게 진행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철저한 선별수주 전략을 앞세우면서 업계의 도시정비 실적 경쟁에서는 한 걸음 물러나 있다. 그래서 올해 3분기까지 10대 건설사 가운데 혼자만 도시정비 수주액이 1조 원을 채우지 못했다.
현재 시공능력평가 상위 10위권 건설사들의 도시정비사업 합산 수주액은 33조 원을 넘어서고 있다.
현대건설은 올해 도시정비에서만 수주실적 10조 원대를 바라보고 있다. GS건설,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등은 4조 원대 일감을 확보했다. 대우건설도 최근 성남시 수진1구역 재개발사업 시공권을 따내면서 도시정비 수주액이 3조8380억 원으로 4조 클럽 입성을 앞두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HDC현대산업개발, SK에코플랜트 등도 모두 도시정비에서 1조 원이 넘는 실적을 챙겼다.
이런 업계 추세와 ‘래미안’의 시장가치를 고려하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도시정비분야에서 극히 몸을 사려왔다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다만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도시정비 수주시장에서 여전한 높은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앞서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수년 동안의 공백에도 지난 2020년 서울 서초동 신반포15차 재건축사업을 따내면서 래미안 브랜드의 건재함을 과시했다.
2021년에는 리모델링 전담팀을 꾸려 서울 성동구와 강동구에서 리모델링사업 2건을 수주했다. 올해는 12년 만에 재개발사업 복귀에도 성공했다.
특히 올해는 래미안 경쟁력을 앞세워 대형 사업장 수주전에서도 성과를 내면서 도시정비 실적에서도 조금씩 힘을 받는 모습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10월29일 올해 하반기 서울 도시정비시장 대어로 꼽힌 서울 동작구 흑석2구역 공공재개발사업을 수의계약으로 확보하면서 단 번에 도시정비 수주실적 6762억 원을 추가했다.
이로써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022년 도시정비 누적 수주액이 1조4934억 원으로 2020년 정비시장에 돌아온 뒤 최대 실적을 기록하게 됐다.
올해 도시정비 수주실적 순위에서 10대 건설사 가운데 ‘꼴찌’라는 불명예도 떼게 됐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이에 더해 현재 서울 송파구 가락상아2차 리모델링사업(공사비 약 3천억 원 규모)에서도 우선협상자로 선정돼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015년 이전까지는 삼성그룹 울타리와 래미안 브랜드를 앞세워 서울 강남권을 포함해 수도권 도시정비시장의 강자로 자리잡고 있었다.
하지만 2015년 GS건설과 붙었던 서울 서초구 서초동 무지개아파트 수주전 참여를 끝으로 재건축과 재개발 등 도시정비 수주전에 완전히 발길을 끊고 한동안 시장을 떠나있었다.
삼성그룹이 윤리·준법경영을 핵심 경영원칙으로 강조하면서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영업, 홍보경쟁이 치열한 정비시장에서 물러났던 것이다.
그러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020년 4월 서울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15차 재건축사업, 같은해 5월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사업 시공권을 따내면서 정비시장에 되돌아왔다.
하지만 여전히 경쟁이 치열한 사업장은 피하면서 2020년 도시정비 수주실적은 1조487억 원, 2021년에는 9117억 원에 머물렀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