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왼쪽)과 니케시 아로라 소프트뱅크 부사장. |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사장이 60세에 은퇴하겠다는 계획을 번복했다.
손 사장이 후계자로 약속하며 영입한 니케시 아로라 소프트뱅크 부사장은 회사를 떠나게 됐다.
니케시 아로라 소프트뱅크 부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가 22일 사임했다고 소프트뱅크가 공식적으로 밝혔다.
아로라 부사장은 겸임하고 있던 야후재팬 회장과 소프트뱅크가 인수한 미국 이동통신업체 스프린트의 이사에서도 물러난다.
아로라 부사장이 보유하고 있던 소프트뱅크 주식은 손 사장에게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아로라 부사장은 인도 출신으로 구글 서열 4위까지 올랐던 인물이다. 손정의 사장은 2014년 9월 아로라 부사장을 직접 영입했다. 손 사장은 영입 당시 약 3년 뒤 경영권을 넘겨주겠다고 제안했다.
손 사장이 그에게 경영권을 넘겨주겠다고 한 배경에는 손 사장이 10대 때 세운 ‘인생계획’이 자리잡고 있다.
손 사장은 “20대에 이름을 떨치고 30대에 최소 1천억 엔의 운영자금을 모으고 40대에 승부를 걸고 50대에 사업을 완성하고 60대에 다음 세대에 사업을 물려준다”는 인생계획을 세운 것으로 유명하다.
손 사장은 2017년 8월11일에 60세가 된다. 손 사장은 많은 후보를 두고 고심하다 아로라 부사장을 후계자로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심경의 변화를 겪었다.
손 사장은 “60세 생일에 아로라 부사장에게 그룹 경영권을 넘겨주려 했지만 아직 내 일이 안 끝났다고 느꼈다”며 “2013년에 인수한 미국 통신사 스프린트를 회생시켜야 하는 등 남은 일을 끝내기 위해 적어도 5년에서 10년은 내가 더 최고경영자(CEO)로 남아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손 사장은 아로라 부사장을 기다리게 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손 사장은 “현역으로 활동하고 싶은 마음을 숨기고 아로라를 마냥 대기시킬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아로라 부사장에게 폐를 끼쳐 미안한 마음으로 가득하다”고 사과했다.
아로라 부사장의 사임을 놓고 주주들의 의견이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시선도 존재한다.
최근 소프트뱅크 주주들은 이사회에 서한을 보내 아로라 부사장의 높은 연봉과 기대에 못미친 성과에 대해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사장은 “투자자들의 서한은 전혀 이유없는 내용뿐”이라고 부인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