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정부가 중국을 대상으로 반도체 및 장비, 소프트웨어 수출 규제를 강화한 데 따른 ‘역풍’을 장기간 겪게 될 것이라는 중국언론의 분석이 나왔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21일 “미국 반도체기업들이 정부의 새 규제 도입으로 떠안게 된 ‘악몽’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중국언론 “미국 반도체 ‘악몽’은 이제 시작, 정부 수출규제의 역풍 맞는다”

▲ 중국을 겨냥한 미국 정부의 반도체 규제가 오히려 역풍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중국 관영매체의 분석이 나왔다. 중국 SMIC 반도체 생산공장 내부.


미국 정부가 중국에 인공지능 반도체와 반도체장비, 소프트웨어 수출을 사실상 금지한 데 따라 이와 관련된 미국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타격을 받게 됐다는 의미다.

글로벌타임스는 반도체 장비기업 램리서치가 정부 규제로 전체 연매출의 약 30%를 잃는 결과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 등 미국의 규제에 영향을 받는 다른 기업들도 비슷한 타격을 피하기 어렵다.

글로벌타임스는 “미국 정부가 중국을 무너뜨리기 위해 시행한 규제는 결국 전 세계 반도체 공급망을 훼손하고 있다”며 “특히 미국이 스스로 직격타를 받고 있다”고 바라봤다.

중국이 세계 최대 반도체시장이라는 점을 간과한 미국 바이든 정부가 후폭풍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강도 높은 규제를 실시해 미국 경제에 큰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여파가 미국을 넘어 전 세계 반도체업계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전망도 이어졌다. 미국과 동맹국에 해당하는 여러 국가의 장비업체들도 중국 수출에 제한을 받게 됐기 때문이다.

글로벌타임스는 바이든 정부가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중국을 상대로 강한 규제를 시행한 것이라는 해석도 내놓았다.

이런 과정에서 규제 대상에 놓인 미국 기업들이 정부에서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을 우려해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이어졌다.

바이든 정부가 중간선거에서 유리한 입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미국 반도체기업 및 관련기업들을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는 의미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정부는 미국의 규제 시도에 회의적 시각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오히려 중국이 아닌 미국 반도체기업들의 경쟁력을 낮추는 결과를 낳고 말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가 미국 규제를 기회로 삼아 반도체장비 등 분야에서 해외 국가에 의존을 낮출 수 있도록 자급체제 구축에 더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은 미국이 제 정신을 차릴 때까지 기다려주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이 완전한 자급체제를 구축한다면 미국이 떠안게 될 손해는 수십억 달러에 이를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관영매체인 글로벌타임스는 사실상 중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역할을 한다. 미국의 반도체 규제에 이처럼 강도 높은 비판적 논평을 내놓은 것은 그만큼 중국 정부가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는 뜻으로 볼 수도 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