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홍보와 대관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롯데그룹은 이번 검찰의 대대적 수사를 계기로 허술했던 ‘수비라인’을 보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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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진세 롯데그룹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 |
이에 따라 롯데그룹의 대관업무를 총괄하는 소진세 롯데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사장)의 역할도 주목된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소진세 사장은 지난 14일 미국에서 귀국한 뒤 대관업무 담당자들을 불러 호되게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이 창립 이후 검찰의 수사를 받게 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인데 여기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롯데그룹은 뒤늦게 대관과 홍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적절한 인물들을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관업무란 국회와 정부를 비롯해 검찰, 경찰, 국세청 등 사정기관을 상대로 기업의 소통창구 역할을 하는 것을 말한다. 기업 대관팀은 단순한 신상정보 수집부터 로비스트 역할까지 다양한 일을 한다.
이번 검찰의 대대적 압수수색과 관련해 롯데그룹 대관팀은 검찰의 압수수색을 막지 못했지만 사전에 인지는 하고 있었던 것으로 관측된다. 검찰 수사관들이 들이닥치기 전 중요한 자료를 치우거나 은폐한 흔적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검찰은 내부에서 정보가 새 나갔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롯데와 연결된 내부자를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대관팀은 임원이나 임원급들로 구성돼 있는데 ‘소수정예’인 것으로 전해진다.
대관팀은 신동빈 회장의 핵심측근으로 꼽히는 소진세 사장이 이끌고 있다.
소 사장은 1977년 롯데쇼핑에 입사해 롯데슈퍼 대표와 롯데쇼핑 총괄사장을 거치며 40년간 ‘유통공룡’ 롯데신화를 일궈낸 유통 전문가다.
그는 2014년 8월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을 맡아 그룹 홍보와 사회적 책임(CSR), 브랜드 경영과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의 대관 업무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지난해 9월 10대 그룹 총수 가운데 처음으로 신 회장이 국감에 증인으로 채택됐을 때 소 사장의 진가가 발휘됐다.
그룹 내부에서 총수의 국감장 출석을 막지 못한 데 대해 질타의 목소리도 나왔지만 소 사장은 당초 우려와 달리 국감을 깔끔하고 무난하게 통과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소 사장의 지휘 아래 여야를 불문하고 뛴 결과 비교적 조용하게 넘어갈 수 있었다는 것이다.
재계 일각에서 롯데그룹이 그동안 대관라인 활동에 힘입어 위기를 잘 넘겨 왔지만 이번에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과거 국정감사나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때와 달리 검찰은 이번 롯데그룹 비자금 수사에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와 첨단범죄수사1부의 수사관 200명을 투입하는 등 파상공세에 나섰다.
검찰수사가 특히 롯데그룹 오너들을 겨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룹 수뇌부가 초긴장하고 있다. 자칫하면 그룹 경영권이 흔들릴 수도 있다.
롯데그룹이 그동안 한번도 그룹 차원에서 검찰 수사를 받지 않았다는 점도 부담이다.
롯데그룹의 대관업무를 이끄는 소 사장이 검찰의 중요 소환대상자로 거명되는 만큼 대관팀 능력을 100% 발휘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말도 들린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