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스타벅스가 올해 여름 행사 증정품으로 제공한 '서머캐리백'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된 사실을 이미 내부적으로 보고 받고도 은폐했다는 의혹이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스타벅스가 서머캐리백에서 발암물질인 폼알데하이드가 검출된 사실을 알고도 행사를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환경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송호섭 SCK컴퍼니(옛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대표이사에게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날 환경부 국정감사에는 송호섭 SCK컴퍼니(옛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대표이사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스타벅스는 올해 여름 프리퀀시 굿즈(기획상품) 가운데 하나로 증정한 ‘서머캐리백’에서 1급 발암물질인 폼알데하이드가 다량 검출되며 논란이 일었다.
이 의원은 “스타벅스가 5월20일 하도급업체에 서머캐리백에서 포름알데히드가 검출됐다는 시험성적서를 받아놓고도 7월22일에야 첫 사과문을 냈다"고 지적했다.
스타벅스는 5월20일부터 서머캐리백 증정을 시작했다.
이 의원은 ”(신세계그룹) 감사팀에 확인해봤더니 증인은 7월13일 (이번 사태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며 "저희가 조사할 땐 그렇지 않다고 말하다가 그룹 감사팀에서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 의원 말대로라면 스타벅스는 일주일 넘게 해당 사실을 알면서도 행사를 진행한 셈이다.
서머캐리백에서 폼알데하이드가 다량 검출된 사실은 7월21일 한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자신을 FITI시험연구원 직원이라고 밝힌 이용자가 "서머캐리백에 대한 시험을 했고 폼알데하이드가 검출됐다"는 글을 올리면서 처음 알려졌다.
이 의원은 "증인은 (검출) 결과를 확인하고도 국민을 계속 위험에 노출했다"며 "사태가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국가기술표준원이 자료 제출 요구를 하고 조사에 나섰는데 그제야 스타벅스는 사과문을 게시했다"고 말했다.
스타벅스의 미흡한 사후 대처도 질타를 받았다.
이 의원은 "7월22일이 돼서야 스타벅스는 첫 안내문을 통해 법적으론 문제가 없으나 커피 쿠폰으로 교환을 하겠다는 어이없는 내용을 공지했다"며 "양심 있는 직원의 공개가 아니었으면 국민 건강을 볼모로 돈을 벌었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송 대표는 보고받은 날짜가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송 대표는 “7월 중순에 사건 보고를 받았는데 날짜가 정확하게는 기억이 안 난다"며 "5월에 업체가 보낸 시험성적서를 확인하지 못했고 국가기술표준원에 서류를 낼 때까지 공식 접수한 피해 사실은 없었다"고 말했다.
피해보상과 관련해서는 최선을 다하겠다는 형식적인 답변만 내놨다.
송 대표는 "(피해보상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진정성 있는 자세로 문제해결에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스타벅스가 진행하는 텀블러 판매가 오히려 환경에 유해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스타벅스의 일회용컵 없는 매장은 전체의 2%에 불과하다”며 “텀블러 판매가 늘고 있다지만 매장에서 실제로 텀블러를 사용하는 횟수는 적다”고 지적했다.
송 대표는 텀블러 사용을 촉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송 대표는 “텀블러 사용을 촉진할 수 있도록 더욱 신경쓰겠다”며 “2025년까지 모든 매장에서 일회용컵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포한 것을 실현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