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SDI가 수익성 중심의 전략으로 올해 하반기에도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삼성SDI는 실적 성장을 기반으로 추가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전기차 시장 성장 등에 따라 북미 지역에서 생산능력 확대에 힘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SDI 북미 생산능력 확대 속도 내, '환율효과' 더해져 이익기반도 든든

▲ 삼성SDI는 올해 3분기에도 분기 기준 최대 영업이익을 새로 쓸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북미 생산능력 확대에도 더욱 속도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증권업계의 분석을 종합하면 올해 하반기 수익성 강화에 집중하겠다는 삼성SDI의 전략이 성공적으로 수행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올해 3분기 삼성SDI 연결기준 영업이익 기존 평균 전망치는 4690억 원이다.

그런데 최근 여러 증권사들은 삼성SDI가 3분기 5천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며 기존 전망치를 뛰어넘을 것이란 관측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BMW, 리비안 등을 중심으로 한 핵심 고객사 내 높은 점유율 유지, 젠5(Gen.5)를 비롯한 고부가가치제품 판매 집중 등이 삼성SDI 수익성 개선의 요인으로 꼽힌다.

또 삼성SDI의 매출 대부분이 달러로 이뤄지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 고공행진에 따른 수혜도 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SDI는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분기 기준 영업이익이 75억 원씩 증가하는 효과를 보는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SDI는 2분기 영업이익 4290억 원을 거두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실적 기록을 새로 썼다. 3분기에도 분기 영업이익 경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진다.

삼성SDI는 앞서 올해 2분기 콘퍼런스콜에서 “하반기에는 공급망 관리, 리스크 관리 측면에 더욱 집중해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좋은 이익체력을 바탕으로 삼성SDI는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하는데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은 북미에서 조립 및 제조된 배터리 부품을 일정 비율 이상 전기차에 사용하는지에 따라 최종 보조금 규모가 결정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더구나 글로벌 친환경 기조,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중심으로 한 정책적 지원에 미국 배터리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미 생산설비 확대가 배터리기업 경쟁력에 필수 요소인 셈이다.

박경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SDI는 미국 설비투자(스텔란티스와 합작공장) 강화와 수익성 좋은 젠5 비중 확대 등을 고려하면 앞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가 지속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이는 미국을 포함한 북미 지역 설비투자가 계속 이뤄지지 않는다면 실적 성장을 장담할 수 없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삼성SDI는 우선 미국 인디애나주에 건설할 스텔란티스와 합작공장 착공 시기를 앞당겨 최대한 빠르게 가동하는 방안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은 8월25일 천안사업장에서 에릭 홀콤 인디애나 주지사 등과 만나 스텔란티스와 합작공장 관련 협력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논의 끝에 삼성SDI가 인디애나주 스텔란티스와 합작공장 착공 시점을 애초 올해 말에서 두 달여가량 앞당긴 10월로 결정했다고 알려지기도 했다.

이와 함께 삼성SDI는 온타리오주 등 캐나다에 생산공장을 새로 짓는 방안도 고려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오토모티브뉴스캐다나 등 해외 언론은 9월 초 빅 페델리 온타리오주 경제개발 및 고용창출, 무역장관은 아시아 출장 일정에서 한국을 방문해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 경영진을 만났다고 보도했다.

페델리 장관은 삼성SDI 관계자들에게 온타리오주가 세제혜택 등 지원 정책을 강화하는 등 배터리 투자에 적합한 지역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온타리오주는 스텔란티스가 대규모 자동차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지역이다. 삼성SDI가 이미 스텔란티스와 협력관계를 맺었기 때문에 미국 인디애나에 이어 캐나다에서도 손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캐나다는 니켈, 코발트 등 배터리 제조에 필요한 핵심 광물이 풍부한 지역으로 배터리기업이 원활하게 원재료를 조달할 수 있는 지역으로 꼽힌다.

삼성SDI가 북미 생산능력 추가를 서두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데는 수율 문제도 있다.

배터리기업이 새 지역에 진출할 때는 공장 건설과 함께 가동 초기에 안정적 수율을 확보하는 데도 시간이 꽤 소요되기 때문이다.

배터리업계 한 관계자는 “배터리기업들은 같은 설비, 공정을 적용하더라도 새로운 지역에서 기존 공장과 다르게 수율은 안정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일이 많다”며 "공장 설립이 빨리질수록 수율 확보를 위한 시간을 벌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SDI에서는 캐나다 온타리오주 투자와 관련해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삼성SDI 관계자는 “미국은 우선 인디애나주 스텔란티스 합작공장 건설에 집중할 것”이라며 “다만 향후 시장 성장을 고려해 추가 투자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