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사회적기업 자생력 더 커져야 한다', SK그룹 육성에 팔 걷어붙여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국내 사회적기업의 자생력을 키울 방안을 모색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국내 사회적기업의 지속성장에 팔을 걷어붙일 것으로 보인다.

국내 사회적기업은 사업기반이 탄탄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 최 회장은 기존의 지원금 제공을 넘어 이들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서울 광진구에 있는 그랜드워커힐 서울호텔에서 열린 'SOVAC(소셜밸류커넥트) 2022' 행사에서 국내 사회적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이 핵심 화두로 거론됐다.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겸 SOVAC 조직위원장은 개회사에서 “국내 사회적기업의 질적 성장과 이들의 자생력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SOVAC는 최태원 회장의 제안으로 2019년 5월 국내 첫 민간 사회적가치(SV) 축제로 출범한 뒤 국내 최대 민간 SV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2020년과 지난해에는 온라인행사로 대체됐다가 올해 3년 만에 다시 오프라인 행사가 열렸다.

SK그룹은 SOVAC를 통해 꾸준히 지원하고 있지만 국내 사회적기업은 녹록지 않은 상황에 놓여 있다.

SK그룹에 따르면 국내 사회적기업 수는 2022년 6월 기준 3342개에 이르는데 이들을 향한 임팩트 투자 규모는 7300억 원 수준이다. 사회적기업 1곳이 평균적으로 2억 원이 조금 넘는 임팩트 투자를 받는데 머물렀다.

임팩트 투자란 투자를 통해 수익을 추구할 뿐만 아니라 사회나 환경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사업이나 기업에 돈을 투자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질적 지표를 살펴보면 세계적으로 사회적기업 생태계가 가장 성숙한 영국과 비교했을 때 국내 사회적기업의 기반은 더욱 취약한 것으로 여겨진다.

영국 사회적기업의 93.2%는 혁신제품을 개발함으로써 이익을 올리며 성장하는 반면 국내 사회적기업 가운데 이익을 내는 비율은 72.2%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영국 사회적기업 수입에서 정부지원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7%에 불과하지만 국내 사회적기업은 약 40%에 이른다.
 
최태원 '사회적기업 자생력 더 커져야 한다', SK그룹 육성에 팔 걷어붙여

▲ 사회적기업 관계자들이 투자, 금융, 경영, 법무, IT 분야 전문가와 상담을 진행하는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그런 면에서 이번 SOVAC 행사를 통해 국내 사회적기업이 투자를 유치하거나 컨설팅 등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네트워크 프로그램이 재개됐다는 점은 의미가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날 행사에서 많은 사회적기업 관계자들이 투자, 금융, 경영, 법무, IT 분야 전문가와 상담을 진행했다.

아울러 전국 권역별로 사회적기업의 제품을 판매하는 자리도 만들어졌고 이들 사회적기업을 향한 관심을 환기하고 제품 판로를 확대해 주는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이날 SOVAC 사회를 맡은 조충현 아나운서는 사회적기업의 제품을 라방(라이브방송)으로 소개했고 사회적기업이 마련한 부스를 방문해 해당 기업의 서비스와 비전을 물으며 사회적기업을 향한 관심을 환기하기도 했다. 
 
최태원 '사회적기업 자생력 더 커져야 한다', SK그룹 육성에 팔 걷어붙여

▲ 조충현 아나운서(왼쪽)가 SOVAC에 마련된 사회적기업 제품 판매관에서 라방(라이브방송)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전도사'로 불리는 최 회장은 평소 사회적기업이 늘어나면 이들이 사회적 혁신을 일으켜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SK그룹은 2015년 4월에 사회적기업을 선정하고 이들의 사회적활동을 분석한 뒤 지원금을 제공하는 ‘사회성과 인센티브 추진단’을 출범시켰다. 2019년까지 4년 동안 이들에게 430억 원가량의 지원금을 제공하며 성장을 지원해 왔다.

최 회장은 2017년 6월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한 '2017 사회적기업 국제포럼'에 참석해 “향후 10년 안에 우리나라 사회적기업을 10만 개 육성하고 사회적기업의 경제규모를 GDP의 3% 수준으로 키우자”며 “SK는 물심양면으로 앞장서서 지원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 뒤 최 회장은 SOVAC까지 출범해 사회적기업을 향한 지원을 이어오고 있었는데 올해부터는 다방면의 협력을 통해 사회적기업의 자생력을 키우는데 힘을 주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읽힌다.

최 회장은 미국 출장으로 이번 행사에 직접 참석하지 못했지만 영상을 통해 “디지털전환과 기후변화, 인구절벽 등 새로운 위기와 사회문제는 어느 한 개인과 기업이 획기적으로 해결을 추진하기보다는 모든 이해관계자가 서로의 자원과 역량을 ‘연결’하고 ‘협력’해야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영찬 기자
 
최태원 '사회적기업 자생력 더 커져야 한다', SK그룹 육성에 팔 걷어붙여

▲ SOVAC에 마련된 SK네트웍스의 iCT(정보통신기술) 재활용 자회사 민팃 부스. <비즈니스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