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LS그룹 주요 계열사 LS전선과 LS일렉트릭이 중동에서 사업을 확장할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아라비아가 650조 원을 투입해 ‘제2의 두바이’ 건설을 목표로 서울 면적의 44배 크기의 신경제혁신도시 ‘네옴시티’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데 도시 건설에 필요한 전력케이블과 전력기기 등의 수요가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제2두바이 네옴시티 대규모 전력인프라 수요, LS그룹 중동사업 확대 기회

▲ LS그룹 주요 계열사 LS전선과 LS일렉트릭이 중동에서 사업기회를 확장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사진은 LS일렉트릭의 해저케이블 포설선 ‘GL2030’ 사진. < LS전선 >


2일 전력업계에 따르면 LS전선과 LS일렉트릭이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시티 조성에 수주를 노리며 해외사업 강화에 고삐를 죌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LS전선은 그동안 연매출의 약 50~60%를 해외에서 올렸는데 이 가운데 90% 가량이 중동과 아세안지역 등에서 나온 것으로 추산된다.

LS전선은 2021년 1월 이집트에 케이블 생산공장을 준공했는데 여기서 생산한 전력케이블은 아프리카, 중동에 공급하고 있다. 이집트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인접한 만큼 향후 네옴시티에 케이블을 운반하는 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는 셈이다.

LS전선은 이미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한 중동에서 탄탄한 입지를 보여주고 있다.

LS전선은 2020년 바레인이 추진하는 1천억 원 규모의 해저케이블 구축사업을 수주했고 2019년에는 쿠웨이트가 건설하는 신도시에 1125억 원 규모의 전력망을 구축하는 사업을 따낸 바 있다. 2016년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전력공사가 발주한 750억 원 규모의 초고압케이블 공급계약을 확보하기도 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네옴시티를 친환경 스마트시티로 조성하기로 해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하는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만큼 LS전선의 풍력 및 태양광발전용 초고압 해저케이블 수요가 발생할 가능성도 나온다. 네옴시티는 홍해 근처에 조성된다.

세계에서 신재생에너지 발전에 활용되는 초고압 해저케이블을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5개 정도에 불과한데 LS전선이 그 가운데 하나다.

LS전선은 올해 4월 해저케이블 포설선 ‘GL2030’을 취항해 기존 해저케이블 생산역량 뿐만 아니라 해저케이블 시공역량까지 갖췄다. GL2030에는 선박의 위치를 정밀하게 조절, 제어하는 시스템이 장착돼 바람, 높은 파고 등 기후 변화에 상관없이 해저케이블을 안정적으로 설치할 수 있다.

LS전선이 가격경쟁력에 기술경쟁력까지 앞세운다면 네옴시티에 전력케이블을 공급하는 계약을 따낼 가능성은 충분한 것으로 분석된다.

LS전선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한 중동에서 전력케이블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네옴시티 프로젝트는 LS전선에 큰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전력케이블 생산 자회사 LS전선아시아와도 적극 협력할 뿐만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 현지업체들과 사업논의를 활발히 지속해 현지 전력케이블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제2두바이 네옴시티 대규모 전력인프라 수요, LS그룹 중동사업 확대 기회

▲ LS일렉트릭에게 네옴시티는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 LS일렉트릭 청주 스마트공장.


LS그룹에서 전력기기사업을 하는 LS일렉트릭에게도 네옴시티는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

LS일렉트릭은 최근 국내 SK온와 포드가 설립하는 미국 켄터키 배터리 합작공장에 전력시스템을 구축하는 계약을 수주하는 등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해 해외매출을 국내매출과 같은 수준으로 높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여기에 LS일렉트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인접한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현지 법인을 운영하고 있어 사우디아라비아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뒀다.

전력업계 일각에서는 LS전선과 LS일렉트릭이 함께 네옴시티에 전력케이블을 공급하고 전력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식으로 시너지를 노리지 않겠냐는 전망도 나온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중동지역의 전력인프라 및 전력시스템 구축사업을 확장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