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이 용선료 협상을 마무리지었다. 이에 따라 마지막 과제인 해운동맹 편입 역시 한층 수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상선은 22곳의 해외선주들과 용선료 협상을 벌인 결과 21%가량 용선료를 낮추는 데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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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백훈 현대상선 사장. |
5곳의 컨테이너 선주들과 20% 수준의 용선료 조정에 합의했고 벌크 선주들과 25% 수준에서 합의를 마쳤다.
현대상선은 6월 안에 모든 선주들과 본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용선료 협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현대상선은 지난 2월 발표했던 자산매각, 사채권자 채무조정, 용선료 인하 등이 담긴 자구안을 모두 완료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직접 해외선주에게 편지를 보내는 등 현대상선을 측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 회장은 5월 말 현대상선의 2대 선주인 조디악의 오퍼 회장에게 이메일을 보내 “조디악은 과거에도 현대상선이 어려울 때 힘을 빌려준 친구였다”며 “나는 물러나지만 현대상선을 꼭 도와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용선료 협상이 100일이 넘는 진통 끝에 무사히 끝나면서 새로운 해운동맹 합류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현대상선은 지난달 새로운 해운동맹 '디 얼라이언스‘가 출범할 때 참여가 유보됐다. 그러나 이제 경영정상화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디 얼라이언스 가입도 순차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현재 디 얼라이언스에 속한 해운사들과 긴밀히 협의 중”이라며 “이른 시일 안에 가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이번 용선료 협상을 통해 앞으로 3년 반 동안 지급해야 하는 용선료 2조5천억 원 가운데 5300억 원에 대해 일부는 신주로 지급하고 나머지는 장기채권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3년반 동안 5300억 원의 현금 지출이 줄어 유동성이 개선되는 등 안정적으로 영업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해외 선주와 채권단, 사채권자 등 이해관계자들 모두가 자발적으로 동참하면서 어려울 것으로 보였던 자구안 이행이 성공적으로 끝났다”며 “앞으로 회사가 정상화할 때까지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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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
모든 자구안이 완료되면 현대상선의 재무구조는 크게 개선된다.
현대증권 매각 완료로 부채비율은 700%대로 하락했으며 용선료 조정과 출자전환까지 마무리될 경우 400% 이하로 떨어진다. 이 경우 정부의 선박 펀드 지원조건도 충족해 앞으로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를 통한 경쟁력 강화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산업은행은 현대상선의 용선료 협상과 관련해 “현대상선이 조건부 자율협약의 전제조건을 어려운 상황에서도 해결하면서 경영정상화 기틀을 마련했다”며 “앞으로 해운동맹 가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출자전환 일정도 계획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앞으로 현대상선의 경영진을 교체하고 조직을 개편하는 등 현대상선의 중장기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