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내놓을 새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 폴더블폰에 대해서 호평이 이어지고 있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에 놓였다. 

새 폴더블폰의 두뇌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로 퀄컴의 최신 칩이 탑재됐기 때문이다. 이는 퀄컴의 칩이 성능면에서 폴더블폰에 더 최적화돼 있다는 의미로 여겨진다. 
 
삼성전자 새 폴더블폰 갤럭시Z시리즈 호평, 하지만 웃지는 못한다

▲ 갤럭시Z폴드4와 갤릭시Z플립4를 들고 있는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 사장. <삼성전자>


자체 스마트폰 AP 엑시노스를 설계한 삼성전자 시스템 LSI사업부로서는 절치부심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18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정식 출시를 앞둔 갤럭시Z폴드4와 갤럭시Z플립4뿐 아니라 다음 폴더블 스마트폰에서도 엑시노스보다는 퀄컴칩이 탑재될 가능성이 높다는 시선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2019년 폴더블 스마트폰 시리즈인 갤럭시Z 시리즈를 처음 선보일 때부터 줄곧 퀄컴의 모바일 칩만 사용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 시리즈에 엑시노스를 일부 장착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이번에 출시되는 갤럭시Z폴드4와 갤럭시Z플립4에도 퀄컴의 최신 모바일 칩 스냅드래곤 8플러스 1세대만 탑재됐는데 성능이 뛰어나다는 점에 고려된 것으로 분석된다.

IT전문지 디지털트렌스는 삼성전자의 새 폴더블폰에 퀄컴의 최신 칩이 탑재되는 것을 놓고 “갤럭시Z플립4에서 앱이 즉시 열리고, 메뉴가 완벽하게 넘어가며, 높은 그래픽 처리능력이 요구되는 게임도 원활하게 열리는 것이 인상적이다”며 “당대 최고의 퀄컴 모바일 칩인 스냅드래곤8 플러스 1세대가 탑재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LSI사업부로서는 자체 개발한 엑시노스가 아닌 퀄컴의 모바일 칩 덕에 갤럭시Z시리즈의 성과를 보고 있다는 사실이 뼈아플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 모바일 사업부조차도 폴더블폰의 성능을 극대화한다는 측면에서 스냅드래곤이 최적화 돼 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어 LSI사업부로서는 위기감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현재 갤럭시Z플립4에 퀄컴칩이 내장된 것은 그만큼 폴더블 환경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퀄컴칩이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면서도 “앞으로 내보일 갤럭시 폴더블폰에 엑시노스가 탑재될지는 알 수 없지만 사업부 사이 협력을 통해 갤럭시 시리즈에 최적화된 AP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업계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플래그십 스마트폰 대신에 보급형 스마트폰 갤럭시A시리즈에 엑시노스 활용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할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갤럭시A 시리즈에 보급형 엑시노스1280을 탑재하기도 했다. 앞으로 갤럭시A 시리즈에 엑시노스 채택을 늘리면 AP시장에서 엑시노스 점유율을 끌어올리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2021년 갤럭시 A시리즈의 판매량은 삼성전자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의 60% 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또한 2021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은 갤럭시A12로 꼽혔는데 한 해 동안 약 5180만 대가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스마트폰인 갤럭시 A시리즈에 엑시노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폴더블폰을 포함한 프리미엄 갤럭시 시리즈에 최적화된 AP개발에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런 견해는 삼성전자가 엑시노스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여러 차례 밝혀온 점과 갤럭시 시리즈에 최적화된 AP개발에 힘을 주겠다는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 사장의 최근 발언에 비춰볼 때 설득력을 얻고 있다.

노 사장은 최근 ‘갤럭시 언팩 2022’ 행사 직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갤럭시 전용 AP 개발과 관련해 관련 팀들과 협력회사들이 열심히 연구하고 있다“며 ”구체화되는 시점이 되면 시장에 공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