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LB가 항암제 리보세라닙 병용요법의 효능을 검증하기 위한 임상을 확대한다. |
[비즈니스포스트] HLB(에이치엘비)가 주력 항암제 '리보세라닙'의 적응증을 확대를 위해 병용요법 임상에 대규모 자본을 투입한다.
리보세라닙은 미국에서 상업화 단계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임상을 통해 신규 적응증이 추가될수록 리보세라닙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HLB에 따르면 신약 상업화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3300억 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유상증자로 조달하는 자금 중 약 2천억 원은 HLB 미국 자회사 엘레바테라퓨틱스가 진행할 임상에 투입된다.
계획된 임상은 모두 리보세라닙을 활용하는데 병용요법의 비중이 크다. 현재 목록에 올라 있는 임상 6개 가운데 선양낭성암 1차 치료제 단독 임상3상을 제외한 5개가 병용요법이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간암 1차 치료제 캄렐리주맙-리보세라닙 병용요법 임상4상, 대장암 3차 치료제 론서프-리보세라닙 병용요법 임상2상과 임상3상, 난소암 2차 치료제 아필리아-리보세라닙 병용요법 임상1상과 임상3상이 예정됐다.
대장암 3차 치료제 병용요법은 기존에 진행되던 임상1상을 올해 안에 마무리하고 다음 단계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다. 난소암 2차 치료제 임상은 올해 진입을 목표로 임상시험계획신청(IND)이 준비되고 있다.
2025년까지 소요되는 임상 비용 규모는 대장암 3차 치료제 병용요법이 885억 원으로 가장 크다. 이어 난소암 병용요법 615억 원, 간암 병용요법 300억 원 등 순으로 자금이 들어간다.
이같은 병용요법은 항암제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서로 다른 기전으로 작용하는 약물을 함께 복용하면 내성 암세포가 발생할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이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 세포독성항암제 론서프·아필리아와 조합을 이루는 까닭이다.
리보세라닙이 현재 상업화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점도 병용요법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현재 엘레바테라퓨틱스는 미국에서 리보세라닙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으로 간암 1차 치료제에 대한 신약허가신청(NDA)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신약허가 절차를 논의하기 위한 사전 회의를 신청해놓은 상태다. 또 리보세라닙을 선양낭성암 단독 치료제로 승인받는 절차도 준비하고 있다.
리보세라닙이 미국에서 간암 병용요법 등 항암제로서 효능을 인정받게 되면 향후 임상을 통해 확대될 나머지 적응증의 승인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볼 수 있다. 다양한 암종을 바탕으로 리보세라닙의 수익원을 넓힐 수 있게 되는 셈이다.
HLB는 리보세라닙 미국 진출의 첫발이 될 간암 1차 치료제 허가를 성공적으로 완료하기 위해 상업화 절차에도 상당한 자금을 투자하기로 했다.
엘레바테라퓨틱스는 리보세라닙 신약허가신청 전문 컨설팅과 시판용 제품 생산, 온라인과 오프라인 마케팅 등에 2025년까지 263억 원을 투입할 것으로 예정됐다.
HLB의 나머지 유상증자 자금은 다른 미국 자회사 이뮤노믹테라퓨틱스의 임상 비용(530억 원), HLB 헬스케어사업부의 신공장 설립(300억 원) 등에 쓰인다.
HLB 헬스케어사업부는 검체 채취용 면봉, 1회용 알콜솜 등 체외진단 의료기기를 생산 및 판매한다. 현재 HLB 매출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공장 설립에 따른 사업 확대가 기대된다.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