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자자는 한국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큰 손이죠. 한때 외국인투자자의 매수 매도 방향을 따라 투자하는 기법이 유행한 것도 괜한 일은 아닐 것입니다. 오늘 나는 이 종목을 담고 저 종목을 던졌는데, 외국인투자자는 어땠을까요. 증시 돋보기가 알려드립니다.
[증시 돋보기] 외국인 LG엔솔 14일째 순매수, 삼성전자는 5일째 순매도

▲ 11일 장중 외국인투자자의 순매도 순매수 상위 종목.

[비즈니스포스트] 외국인투자자가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많이 담으며 연속 순매수 기록을 하루 더 늘렸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완화법(IRA)에 수혜를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지속해서 매수심리를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삼성전자 주식은 또 다시 던졌다.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반등에도 반도체산업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11일 국내 주식 정규시장(장 마감 뒤 시간외거래 미포함)에서 외국인투자자는 LG에너지솔루선 주식을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외국인투자자는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1025억 원어치 사고 132억 원어치 팔았다. 순매수 규모는 894억 원으로 집계됐다.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전날보다 3.06%(1만4천 원) 오른 47만2천 원에 장을 마치며 7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최근 주가 상승은 외국인투자자가 이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외국인투자자는 상장 이후 최장 기간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연속 순매수하고 있다.

외국인투자자는 이날까지 14거래일 연속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담았다. 이 기간 순매수 규모는 8257억 원에 이른다. 같은 기간 순매수 2위에 오른 삼성SDI(3334억 원)보다 2배 이상 많다.

미국 인플레이션 완화법 기대감이 지속해서 호재로 작용하고 있는 것을 보인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완화법은 에너지 안보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향후 10년 동안 신재생에너지산업 등에 3690억 달러(약 480조 원)를 투자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법안에는 2022년부터 전기차 구매자에게 최대 7500달러의 세금 혜택을 제공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는데 중국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는 보조금 지원을 받을 수 없어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2차전지 관련 업체의 수혜가 예상된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완화법은 7일 상원을 통과해 12일 하원 투표가 예정돼 있다. 미국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인 만큼 이변이 없는 한 법안 통과가 예상된다.

LG전자가 외국인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종목 2위에 올랐다.

외국인투자자는 LG전자 주식을 571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734억 원어치를 사고 163억 원어치를 팔았다.

LG전자 주가는 8.84%(8200원) 뛴 10만1천 원에 장을 마치며 종가 기준으로 6월10일 이후 약 2달 만에 10만 원 위로 올라섰다.

7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세가 꺾이면서 물가상승 흐름의 정점을 지났다는 기대감에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물가상승률 둔화는 LG전자 가전제품의 수요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가전 수요는 통상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밖에 두산퓨얼셀(221억 원), 카카오(210억 원), 현대차(160억 원) 등이 외국인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종목 5위 안에 들었다.

외국인투자자는 이날 국내 주식시장에서 장중 2071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전날 순매도로 돌아선 지 하루 만에 다시 국내 주식을 담았다.

이날 외국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삼성전자로 나타났다.

외국인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을 1278억 원어치 순매도했다. 1812억 원어치를 사고 3090억 원어치를 팔았다.

삼성전자는 3거래일 연속 외국인투자자의 순매도 1위 종목에 올랐다. 외국인투자자는 이날까지 5거래일 연속 삼성전자 ‘팔자’ 흐름을 이어갔다.

삼성전자우선주도 이날 외국인투자자의 순매도 상위 종목 4위에 올랐다.

외국인투자자는 삼성전자우선주를 236억 원어치 순매도했다. 231억 원어치를 사고 467억 원어치를 팔았다.

외국인투자자는 전날에 이어 2거래일 연속 삼성전자우선주를 던졌다.

외국인투자자는 전날 미국 뉴욕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4% 넘게 오르는 등 반도체주를 향한 투자심리가 크게 개선된 상황에서도 삼성전자 매도 흐름을 이어갔다.

글로벌 반도체산업 패권을 쥐기 위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외국인투자자의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8월 말까지 미국 주도의 반도체공급망 협력체인 이른바 ‘칩4 동맹(’한국, 미국, 대만, 일본) 참여를 결정할 것을 한국에 요구하고 있다.

한국이 칩4 동맹에 참여한다면 삼성전자는 향후 중국사업에서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1.35%(800원) 오른 5만9900원에, 삼성전자우선주 주가는 0.18%(100원) 상승한 5만46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 밖에 엘앤에프(-364억 원), LG화학(-328억 원), 기아(-220억 원) 등이 외국인투자자의 순매도 상위 종목 5위 안에 들었다. 이한재 기자
[증시 돋보기] 외국인 LG엔솔 14일째 순매수, 삼성전자는 5일째 순매도

▲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을 보면 11일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는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화면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