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리니지로 유명한 게임개발사 엔씨소프트가 선진국 시장을 겨냥해 콘솔게임을 만든다.
엔씨소프트 게임을 해본 이들에게 이런 얘기를 하면 "엔씨소프트는 절대 안 바뀐다’며 딱 잘라 말하기도 하는데 20년 동안 안 바뀐 엔씨소프트가 뭔가 바꾸긴 할 모양이다.
엔씨소프트는 쓰론앤리버티라는 차기작을 준비하고 있는데 쓰론앤리버티의 이니셜인 TL이 사실상 '더 리니지'를 뜻한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2017년 개발중단된 리니지 이터널을 이어받은 게임인데다 리니지와 같은 랠름대랠름 장르란 점에서도 리니지와 연결고리가 많다.
다시 말해 리니지 만드는 회사의 차세대 리니지가 콘솔게임이라는 말인데 이를 놓고 콘솔게임시장을 너무 만만히 보는게 아니냐는 걱정도 나온다.
요즘 콘솔게임 개발비의 인플레이션은 장난이 아니다. 트리플에이급 콘솔게임 개발비를 보면 순수 개발비만 1천 억 원 이상, 마케팅비용까지 합해 3천억 원까지 쏟아 붓는 일이 당연해지고 있다.
최고수준의 그래픽 인력과 오케스트라, 성우진, 작가진, 영화감독과 전문배우도 섭외하고 있다. 유명 할리우드 영화배우가 게임에 출연하는 일도 놀랍지 않다.
문제는 이런 투자가 반드시 성공을 보장하진 않는다는 점이다. 폴란드의 게임개발사 CD프로젝트의 사이버펑크2077은 출시 직후 게임 평가가 곤두박질쳐 개발사가 위기에 빠졌고 차기작 개발도 불투명해졌다.
리니지 형제들이 뒤를 봐주는 엔씨소프트라고 해도 허투루 접근할만한 시장이 아닐 수 있다.
트리플에이급 게임 흥행하려면 개발사 명성도 중요한데 한국 개발사들은 똑같은 페이투윈게임만 만든다는 인식이 퍼져있는 점도 불안요소다.
최근 해외에서 피씨게임 로스트아크로 선전했던 스마일게이트를 봐도 북미 시장 진출 과정에서 한국산 페이투윈게임이라는 선입견을 극복하기 위해 많은 어려움 겪었으며 엔씨소프트 역시 비슷한 어려움을 걸을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지금이야말로 한국 게임개발사가 잘 만든 게임을 들고 해외시장을 노릴 때라는 시선도 있다.
세계 여러 트리플에이급 게임개발사들이 코로나19로 개발일정에 차질을 빚으면서 인력난과 재정난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어쌔씬크리드 시리즈로 유명한 프랑스의 유비소프트는 사모펀드에 매각될 것이 유력하다. 미국 일렉트로닉아츠도 경영난을 겪으면서 애플, 디즈니 등과 매각 협상에 들어갔다. 이 회사는 다양한 스포츠게임과 배틀필드 시리즈로 유명하며 한때 엔씨소트프가 넥슨과 손잡고 인수를 추진하기도 했던 곳이다.
다른 개발사들도 정도만 다를 뿐 팬데믹 동안 개발역량을 보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른 신작가뭄으로 2022년 6월 세계 3대 게임축제 E3행사가 취소되기도 했다. 개발사들이 선보일 신작게임이 없었던 탓이다.
상대적으로 개발역량을 잘 보존한 엔씨소프트에게는 이런 신작가뭄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엔씨소프트는 PC로 시작해 모바일을 거쳐 이제는 콘솔플랫폼으로 가려는 행보를 보인다.
엔씨소프트는 콘솔게임에 얼마나 진심일까? 한국 게임업계의 큰형님으로서 페이투윈게임의 온상으로 취급되는 한국게임의 위상을 바꿔놓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다.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