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SK에코플랜트가 서울 한강변 하이엔드 브랜드 아파트로 주택사업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전환점을 마련할까?

SK에코플랜트는 최근 강변북로 바로 앞쪽, 탁 트인 한강 조망권을 보유한 광진구 삼성1차아파트 재건축사업 시공권을 확보했다. 고급 아파트의 상징인 ‘한강뷰’를 갖춘 단지인 만큼 SK에코플랜트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하는 첫 번째 사업장이 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SK에코플랜트 한강변 하이엔드 단지 세우나, 광진 삼성1차 재건축이 발판

▲ 박경일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 사장.


24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서울 광진구 광장동 삼성1차아파트 재건축사업을 수주해 처음으로 한강변에 아파트를 짓게 됐다.

SK에코플랜트는 보도자료를 통해 삼성1차아파트를 앞으로 서울 도시정비시장 수주 확대를 위한 관문이자 랜드마크 단지로 조성하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8월 출시 예정인 하이엔드 브랜드도 삼성1차아파트에 처음으로 적용할 공산이 크다. 서울 아파트시장에서 한강 조망권이 가지는 입지적 가치와 상징성을 고려할 때 새로운 브랜드를 알리고 고급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한강 프리미엄’ 덕을 볼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건설사의 하이엔드 브랜드는 애초 시작이 서울 강남권, 한강뷰 초고층 아파트 등 최상위 입지와 규모가 큰 재건축 사업장 등을 겨냥해 나온 것이었다. 상대적으로 높은 분양가에도 저항감이 없고 오히려 차별화된 고급스러움을 원하는 수요에 맞춘 전략이었던 셈이다.

SK에코플랜트도 별도의 하이엔드 브랜드를 앞세워 서울 등 수도권 도시정비시장에서 대형 사업장 수주확대에 힘을 싣겠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기존 아파트 브랜드 SK뷰로는 서울 등 핵심지역의 도시정비 수주전은 명함조차 내밀기 쉽지 않은 분위기로 도시정비시장이 흘러가고 있어서다.

최근 도시정비시장은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데다 조합의 고급화, 차별화 요구가 강해지면서 입찰에서부터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을 조건으로 내거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다만 SK에코플랜트는 하이엔드 브랜드 시장에서도 후발주자다.

이미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순위 상위 10위권 건설사 가운데 절반이 하이엔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고 랜드마크 단지들로 시장에서 입지를 굳혀왔다.

그런 만큼 어느 입지, 어느 단지에서 처음으로 브랜드를 선보일 것이냐는 브랜드 가치를 평가받는 기준점이 될 수 있어 전략상으로도 중요한 문제로 여겨진다.

SK에코플랜트와 비슷하게 최근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를 론칭한 포스코건설을 두고도 시장의 최고 관심사는 오티에르를 적용하는 1호 단지가 어디가 될 것인가다. 

오티에르 적용 가능성이 높은 단지로도 역시 서울 한강변을 끼고 있는 한남2구역 재개발사업장, 강남권 부촌인 방배동 신동아아파트 재건축사업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경쟁사들과 비교해 기존 아파트 브랜드 힘이 약한 것으로 평가된다. 새로운 하이엔드 아파트 브랜드를 시장에 성공적으로 각인시키는 것이 앞으로 주택사업 확대 전략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SK에코플랜트가 이번에 수주한 삼성1차아파트는 서울 광진구 광장동 561번지 일대에 위치한 단지로 규모는 크지 않다. 재건축으로 모두 225가구를 조성하는 소규모 사업이다.
SK에코플랜트 한강변 하이엔드 단지 세우나, 광진 삼성1차 재건축이 발판

▲ SK에코플랜트가 수주한 광진구 광장동 삼성1차아파트 재건축사업 조감도. < SK에코플랜트 >



하지만 입지로는 앞에 가리는 것이 없는 한강변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1차아파트는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변역과 5호선 광나루역, 올림픽대교와 천호대교 사이 한강 바로 앞 단지다.  

주변이 개발되더라도 앞쪽으로 트인 한강 조망권을 해칠 일이 없다는 뜻이다. SK에코플랜트도 재건축 수주 관련 보도자료에서 ‘영구 조망권’이라고 표현하며 입지적 장점을 강조하고 있다.

삼성1차아파트는 현재 최고층이 15층인데 재건축을 통해 최고 40층 높이로 한강변 초고층 아파트 대열에도 합류할 예정이다.

‘한강뷰’ 단지에 새 하이엔드 브랜드를 처음 적용하는 것은 SK에코플랜트의 전체 아파트 브랜드 전략으로 봐도 의미가 있다.

SK에코플랜트(당시 SK건설)는 앞서 2000년 브랜드 아파트 등장에 발맞춰 SK뷰를 출시했다. SK뷰는 이름(View, 경관)에서부터 나타나듯 ‘탁 트인 조망권을 가진 아름다운 아파트’를 슬로건으로 만든 브랜드다. 

SK에코플랜트는 SK뷰를 도입하면서 아파트 내부공간을 쾌적하고 수려하게 꾸미는 것 외 조망권을 확보한다는 전략으로 다른 건설사 브랜드와 차별화에 나섰다.

다만 SK에코플랜트가 애초 해외 인프라개발 등 플랜트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건설사였던 만큼 SK뷰도 아파트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높지 않았다. 

최근에는 아파트 브랜드시장에서 고급 선호 현상이 더욱 심해지면서 경쟁력이 더 떨어지고 있다.

부동산빅데이터플랫폼 부동산R114가 2003년부터 내놓는 ‘베스트 아파트 브랜드’ 설문조사에서 SK뷰 브랜드 순위는 2018년부터 10위 권 밖으로 밀려나있다.

SK에코플랜트는 2021년 기준 전체 매출에서 도급 및 주택분양을 포함한 건축부문의 매출 비중이 30% 남짓이다. 하지만 최근 도시정비 등 주택사업 수주영역 확대를 핵심 경영과제로 삼아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우선 기존 재건축, 재개발사업 외에도 리모델링, 소규모재건축, 가로주택정비사업 등으로 도시정비 사업영역을 넓혀가며 차츰 성과도 내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2021년 경기 성남 금광동에서 첫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수주했고 올해 5월에는 인천에서 리모델링시장에도 진출했다. 올해 도시정비사업 누적 수주실적은 9819억 원으로 2021년 한 해 수주실적(4263억 원)의 두 배를 이미 넘어섰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