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우동3구역 이번엔 입찰할까, 윤영준 도시정비 최고기록 갈림길

▲ 현대건설이 부산 우동3구역 재개발에 입찰할지 주목된다.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

[비즈니스포스트]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부산 우동3구역 재개발사업(예상 공사비 9200억 원)에 입찰할지 주목된다.

현대건설은 우동3구역 재개발사업의 현장설명회에 5번이나 참여했지만 막상 입찰에 나서진 않았다. 만약 입찰에 참여하면 수주가 유력하다. 열쇠는 공사비 수준으로 보인다.  
 
24일 도시정비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현대건설의 우동3구역 재개발사업 수주가 국내 도시정비 역대 최대기록 경신 여부를 판가름 지을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현대건설은 올해 들어 이날까지 도시정비에서 6조9544억 원 규모의 신규수주를 기록했다. GS건설이 2015년에 세운 8조100억 원 경신까지 1조556억 원이 남은 셈이다. 

현대건설은 경기 강선마을14단지 리모델링사업(792세대)와 서울 방배삼호12·13 가로주택정비사업(119세대) 등의 수주가 유력하지만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아 결정적 한 방이 되기는 어렵다. 

방배동 신동아 재건축(예상 공사비 5천억 원)을 두고도 포스코건설과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윤 사장이 목표로 내세운 국내 도시정비 신규수주 기록 갱신을 위해서는 우동3구역 수주가 필요하다는 말이 나온다. 예상 공사비만 9200억 원 수준이기 때문인데 더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우동3구역 재개발조합은 오는 26일 오후 2시에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마감하기로 했다.

우동3구역 재개발사업은 부산 해운대구 우동 229번지 일원에 지하 2층~지상 39층 공동주택 2918세대 및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것이다. 

지난 6월13일 마감한 세 번째 입찰에서도 참여 건설사가 없어 유찰됐다. 이후 같은달 24일 열린 현장설명회에서도 현대건설만 단독으로 참여하면서 경쟁 구도가 형성되지 못했다.

이에 조합은 7월5일 다시 현장설명회를 열었고 현대건설과 제일건설이 참여해 경쟁구도가 형성됐다. 

우동3구역 재개발조합은 현대건설에 우호적 태도를 보이고 있으나 경쟁입찰이 이뤄져 더 나은 조건으로 계약할 수 있기 바라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현대건설이 입찰을 결정하면 수주가 유력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제일건설은 광주광역시에 본사를 둔 건설사로 2021년 시공능력평가 24위에 올라 2020년보다 7계단 오르며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현대건설보다는 체급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더욱이 앞서 네 차례 열린 현장설명회에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지난해 5월에야 부산에 영남지사를 설립해 부산·대구 지역 도시정비사업을 수주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우동3구역 재개발사업이 시공사를 찾지 못하는 이유로 공사비 문제가 꼽힌다. 조합이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을 원하고 있지만 조합에서 원하는 공사비로는 시공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조합은 3.3㎡당 공사비를 600만 원 안쪽으로 책정한 반면 도시정비업계에서는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하려면 3.3㎡당 공사비가 620만 원 이상이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우동3구역 재개발사업의 건축연면적은 50만7123.6㎡다. 3.3㎡당 공사비 620만 원으로 계산해보면 공사비는 9528억 원 규모로 300억 원 이상의 공사비 증액이 있어야 하는 셈이다.

최근 건설자재값 상승에 따라 공사비를 제값으로 치르겠다는 조합이 등장하고 있는 만큼 우동3구역 재개발조합도 이런 분위기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이를테면 서울 한남2구역 재개발조합은 3.3㎡당 공사비 770만 원을 제시해 경쟁수주를 유도하고 있다. 서울 은평구 대조1구역 재개발(현대건설 2019년 수주)조합도 최근 현대건설과 공사비를 3.3㎡당 462만 원에서 517만 원으로 올리는 데 합의했다.

다만 우동3구역 조합은 아직까지 입찰보증금을 700억 원에서 600억 원으로 내린 점을 제외하면 특별히 입찰조건을 완화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아직 입찰까지 시간이 남아있고 그동안 조합에서 최고의 아파트를 짓기 위해 공사비를 올릴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 왔기에 협상의 여지가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윤영준 사장은 지난 6월 우동3구역 재개발조합에 입찰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며 일부 조건을 완화면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를 적용해 입찰에 참여할 의사가 있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부산 우동3구역 재개발사업에 꾸준히 관심을 두고 있는 사업장이다”며 “업계 최초 도시정비 수주 실적 4년 연속 1위 달성에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