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28일 코스닥 입성을 앞둔 성일하이텍이 상장 첫날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형성된 뒤에 상한가에 이르는 것)’에 성공할 수 있을까?

기업공개(IPO)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서도 성일하이텍이 공모과정에서 기관과 일반투자자의 큰 관심을 받은 만큼 상장 첫 날 따상 기대감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성일하이텍 '따상' 갈까, 기관경쟁률 높은 종목 상장 첫날 주가도 높았다

▲ 성일하이텍이 7월28일 코스닥 입성을 앞두고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사진은 이강명 성일하이텍 대표가 7월7일 IPO 기자간담회에서 회사 비전을 설명하고 있는 모습. <성일하이텍>


20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올해 1천대1 이상의 높은 기관경쟁률을 기록하고 코스피와 코스닥에 입성한 상장사는 모두 19곳으로 이들의 공모가 대비 상장 첫 날 종가의 평균 상승률은 76%로 집계됐다.
 
19개 종목 가운데 18개 업체가 상장 첫 날 종가가 공모가보다 높았는데 적게는 8%부터 많게는 160%(따상)까지 크게 올랐다.

포바이포(기관경쟁률 1846대1), 유일로보틱스(1756대1), 케이옥션(1638대1)이 상장 첫 날 종가가 공모가보다 160% 오르는 따상을 기록했고 지투파워(1729대1)와 오토엔(1713대1), 퓨런티어(1535대1) 주가도 상장 첫 날 공모가보다 100% 이상 올랐다.

가온칩스(1847대1) 94%, 스코넥(1725대1) 88%, 비씨엔씨(1831대1) 74%, 에이치피에스피(1511대1)와 세아메카닉스(1813대1) 73%, 아셈스(1618대1) 69%, LG에너지솔루션(2023대1) 68% 등 상장 첫 날 종가가 공모가보다 50% 이상 오른 곳도 많았다.

역대 가장 높은 기관경쟁률을 보인 성일하이텍을 향한 기대감이 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성일하이텍은 11~12일 이틀 동안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했는데 경쟁률 2269.7대1을 기록하며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을 통틀어 역대 최대 경쟁률을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1월 세운 역대 최대 기록을 6개월 만에 새로 썼다.

기관 수요예측에는 국내 1531개, 해외 255개 등 모두 1786개의 기관이 참여했다.

당시 기관 수요예측 참여 수량 가운데 97.4%가 희망 공모가격 상단(4만7500원) 이상의 가격을 제시해 공모가는 5만 원으로 정해졌다.

성일하이텍은 전날까지 진행한 일반 공모청약에서도 1207.1대1의 경쟁률을 보이며 흥행을 이어갔다.

성일하이텍은 이번 기업공개를 통해 1335억 원을 모으는데 일반 공모청약 결과 20조 원이 넘는 청약 증거금이 몰렸다. 이에 따라 성일하이텍 종목 관련 게시판에는 청약에 참여했는데 1주도 배정받지 못했다는 글들도 다수 올라오고 있다.

성일하이텍은 2000년 설립된 2차전지 리사이클링(재활용) 관련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2차전지 리사이클링 일괄공정을 보유하고 습식제련기술을 고도화해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성일하이텍은 국내 유일 기술력을 기반으로 폐배터리 리사이클 사업에서 큰 폭의 실적 성장이 전망된다”며 “리사이클링 제품군을 확대하고 양극재 중심에서 음극재 및 전해질 소재로 회수 영역을 늘리는 등 신사업을 확대하는 점도 긍정적이다”고 바라봤다.

다만 미국의 고강도 긴축 등 글로벌 경제상황이 악화하며 얼어붙은 투자심리는 성일하이텍의 상장 첫 날 주가 움직임에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1천대1 이상의 기관경쟁률을 기록한 상장사 19곳 가운데 공모가 대비 상장 첫날 주가 상승률이 50% 미만인 곳은 모두 6곳인데 이 중 4곳이 6월 이후 상장했다.

이들의 공모가 대비 상장 첫 날 종가를 보면 7월7일 상장한 코난테크놀로지(1483대1)가 22%, 7월1일 상장한 넥스트칩(1623대1)이 10%, 6월24일 상장한 레이저쎌(1443대1)이 8% 등 높은 기관경쟁률에도 상대적으로 상장 첫 날 낮은 주가 상승률을 보였다.

7월14일 상장한 영창케미칼(1616대1)은 상장 첫 날 종가가 공모가보다 12% 낮아 유일하게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이기도 했다.
 
성일하이텍 '따상' 갈까, 기관경쟁률 높은 종목 상장 첫날 주가도 높았다

▲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왼쪽 3번째)이 6월29일 전북 군산 성일하이텍을 찾아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생산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행정안전부>


전날 헝가리 바토니테레네 제2공장에서 일어난 화재사고는 현재 상황에서는 상장 첫 날 주가에 영향을 주는 변수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너지 메이든 요제프(Nagy-Majdon Joszef) 바토니테레네 시장은 전날 페이스북에 “전문가들이 현장에서 상황을 살피고 있으며 현재까지 심각한 상황은 발견되지 않았고 공공 보호조치도 필요하지 않았다”며 “부상자가 빨리 회복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성일하이텍 관계자는 “헝가리 제2공장에 새로운 설비를 추가하는 과정에서 압력용기 테스트 도중 작은 화재사고가 발생했다”며 “사고 현장에 2명이 있었는데 1명이 경상으로 병원을 찾았을뿐 다른 1명은 병원도 가지 않았다. 큰 사고가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성일하이텍은 지난해 7월 헝가리 바토니테레네에 제2공장을 완공하고 현재 점진적으로 배터리 리사이클 처리량을 늘리고 있다.

성일하이텍은 2021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1473억 원, 영업이익 169억 원을 냈다. 2020년보다 매출이 123.5% 늘고 영업이익을 내면서 흑자전환했다.

성일하이텍은 28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다.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