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찬 기자 cyc0111@businesspost.co.kr2022-07-20 13:4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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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KT가 그룹 내 미디어콘텐츠사업을 KT스튜디오지니 중심으로 재편하면서 KT스카이라이프의 자회사 스카이라이프TV가 KT스튜디오지니 아래로 들어갈 가능성이 나온다.
KT스카이라이프로서는 유료방송사업의 성장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알짜 계열사를 넘기게 되면 외형이 쪼그라들 수밖에 없어 신사업 발굴이 더욱 다급해질 것으로 보인다.
▲ KT스카이라이프가 KT의 미디어사업 재편 가능성에 신사업 발굴이 다급해졌다.
20일 방송통신업계에 따르면 스카이라이프TV가 미디어지니(옛 현대미디어)와 합병해 KT스튜디오지니 아래로 편입될 공산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디어지니는 KT스튜디오지니의 자회사다.
스카이라이프TV는 KT스튜디오지니가 제작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인기에 힘입어 신생채널 ENA의 인지도를 끌어올렸다. 이를 계기로 KT가 KT스튜디오지니와 KT스카이라이프로 나뉜 ENA 관련 채널 운영주체를 KT스튜디오지니로 일원화한다는 것이다.
스카이라이프TV와 미디어지니는 올해 4월 기존에 각각 보유하고 있던 채널을 ENA라는 새로운 통합브랜드로 개편했다. 스카이라이프TV가 ENA와 ENA플레이를, 미디어지니가 ENA드라마와 ENA스토리 채널을 각각 운영하고 있다.
스카이라이프TV와 미디어지니로 나눠져 있는 미디어콘텐츠 유통채널을 하나로 모아 KT그룹에서 미디어콘텐츠 분야 중간지주사 역할을 하는 KT스튜디오지니 아래에 둔다면 미디어콘텐츠사업 가치사슬이 한층 단단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KT는 지난해 초부터 지니뮤직, 스토리위즈, 밀리의서재 등 KT그룹 내 미디어콘텐츠 계열사 대부분을 KT스튜디오지니 아래로 옮기면서 KT스튜디오지니 중심으로 미디어콘텐츠 사업을 재편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KT 관계자는 “스카이라이프TV와 미디어지니를 통합하는 것을 포함해 미디어콘텐츠츠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현재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KT스카이라이프로서는 위성방송을 포함한 유료방송사업 성장이 쉽지 않은 상황에 놓여 있다. 더구나 알짜 자회사 스카이라이프TV를 다른 계열사로 넘길 공산이 커진 만큼 새로운 수익원 발굴이 다급해졌다. 스카이라이프TV는 2021년 매출 662억 원, 영업이익 131억 원을 올렸다.
이에 KT스카이라이프는 모회사 KT와 함께 시너지를 낼 가능성이 있는 신사업을 찾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우선 KT스카이라이프는 중장년층 고객이 많다는 점에 착안해 어르신을 포함한 교통약자를 위해 B2C(기업과 소비자 사이 거래)부문에서 자율주행 전동휠체어사업에도 진출하기로 했다.
어르신과 교통약자들이 자율주행 전동휠체어를 이용할 수 있도록 렌털서비스를 출시하거나 방송, 인터넷, 모바일과 결합요금제를 내놓는 방식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KT스카이라이프가 들여올 자율주행 전동휠체어는 로봇제어기술 전문회사인 하이코어의 제품이다. 하이코어는 KT와도 협업해 병원, 요양원 등을 대상으로 하는 B2B(기업간 거래)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KT는 7월부터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자율주행 전동휠체어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2월에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국제이동통신박람회 MWC2022에서 자율주행 전동휠체어를 소개하기도 했다.
KT스카이라이프는 5월 강철부대2를 지식재산(IP)으로 하는 대체불가토큰(NFT)을 발행하며 대체불가토큰 사업기회도 엿보고 있다.
대체불가토큰사업은 KT에서도 눈독을 들이고 있는 신사업이다. KT는 올해 4월부터 대체불가토큰 플랫폼 민클을 통해 대체불가토큰 사업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대체불가토큰 시장은 아직 개화 단계인 만큼 초기 사업 성과에 따라 KT스카이라이프가 그룹 내 주도권을 쥘 여지가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KT스카이라이프는 주력사업인 유료방송의 가입자 수를 늘리는데 한계에 부딪혀 있다.
과기정통부의 ‘2021년 유료방송사업 가입자 수 및 시장점유율’에 따르면 위성방송사업자인 KT스카이라이프의 월 가입자 수는 2021년 1월 307만 명에서 2021년 12월 299만 명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KT스카이라이프는 2021년 8월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HCN(옛 현대HCN)을 인수해 월 120만 명이 넘는 유료방송 가입자를 추가로 확보했다. 하지만 국내 유료방송 전체 가입자 수는 인터넷TV,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급증하면서 감소세를 보이고 있어 KT스카이라이프로서는 향후 성장동력 확보에 고심이 클 수밖에 없다.
이에 KT그룹 안팎에서는 스카이라이프TV와 미디어지니의 합병법인이 계속 KT스카이라이프 아래에 머물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KT스튜디오지니를 중심으로 콘텐츠사업을 강화하는 기조는 유지하면서 KT스카이라이프에게는 콘텐츠유통사업자로서 역할을 몰아줄 수 있다는 것이다.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