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통신업계에서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에 이어 국내 구독서비스 시장에 진출한다.

구독서비스는 사업다각화에 나서기가 수월하고 성장성도 높아 앞으로 통신사 사이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 이어 LG유플러스도, 통신사들이 구독서비스 뛰어드는 이유는

▲ 정수헌 LG유플러스 컨슈머부문장 부사장은 14일 서울 용산사옥에서 구독서비스플랫폼 ‘유독’을 출시하면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유독에 관하여 설명하고 있다. < LG유플러스 >


1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가 이날 내놓은 구독서비스플랫폼 ‘유독’이 SK텔레콤의 T우주 등 경쟁 서비스와 비교해 가지는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먼저 높은 할인율이 꼽힌다. 

LG유플러스는 구독서비스플랫폼 유독에 포함된 31종 구독서비스 가운데 하나만 이용해도 5%의 할인율이 적용되고 선택하는 서비스 조합에 따라서는 월이용료의 최대 50%를 할인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놓고 개별 서비스에 따라 기준이 다를 수 있으나 T우주와 비교해 할인 혜택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LG유플러스는 LG그룹 계열사 외 제휴처가 다양하다는 점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정수헌 LG유플러스 컨슈머부문장 부사장은 14일 서울 용산사옥에서 ‘유독’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그룹 계열사와 협력해야 한다는 제약없이 오로지 고객경험을 강화하려는 목적으로 1등 업체들과 제휴를 했다”고 말했다.

유독을 통해 이용할 수 있는 제휴서비스는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티빙, 유튜브 프리미엄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뿐 아니라 요기요, 쏘카, 일리커피, CJ외식, CJ더마켓, GS25, 올리브영, 엔펩 등 31종이 있다.

LG유플러스는 올해 말까지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 레고코리아, SSG닷컴, 인터파크, 밀리의서재 등 제휴처를 100종으로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T우주 역시 제휴처가 다양하지만 아무래도 11번가, 콘텐츠웨이브 등 SK그룹 계열사 시너지에 구독서비스의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텔레콤 이어 LG유플러스도, 통신사들이 구독서비스 뛰어드는 이유는

▲ LG유플러스는 1등 제휴사와 손잡고 ‘유독’을 국내 대표적 구독 브랜드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처럼 SK텔레콤에 이어 LG유플러스까지 통신업체들이 잇달아 구독서비스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로 사업다각화에 나서기가 수월한 점이 꼽힌다.

통신업체로서는 그동안 축적한 가입자의 통신데이터를 활용하면 고객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찾아내고 이를 사업모델로 개발하기가 용이하다.

LG유플러스도 20~69세 고객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OTT, 쇼핑/배달, 교육 관련 구독서비스 수요가 많다는 점을 확인한 뒤 유독 사업모델을 구상했다고 설명했다.

통신업체들은 매달 통신료를 받으며 안정적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둬 구독서비스플랫폼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역량도 이미 보유하고 있다.

구독서비스 시장이 급성장하는 점도 가입자를 늘리는데 한계가 있는 통신업체들이 잇달아 뛰어드는 주요한 이유로 꼽힌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연간 국내 구독서비스시장 규모는 2020년 40조 원에서 2025년 100조 원으로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최근 2년 동안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배달 등의 서비스 수요가 늘어나며 구독서비스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이제 막 플랫폼을 출시한 만큼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2025년까지 유독 가입자를 1천만 명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LG유플러스에 앞서 SK텔레콤은 2021년 8월31일 T우주를 출시해 2022년 1분기 기준 가입자 수가 100만 명을 넘어섰다. SK텔레콤은 2025년에는 T우주 가입자 3500만 명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두 통신업체와 달리 KT는 유독, T우주와 같은 구독서비스 플랫폼을 아직 내놓지 않았다.

KT 관계자는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할리스커피 등과 제휴를 맺고 개별 요금제를 통해 구독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T우주와 같은 구독서비스플랫폼을 출시할 계획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다만 통신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이 구독서비스플랫폼을 통해 두드러진 성과를 낸다면 KT도 구독서비스플랫폼 출시에 나설 공산이 크다는 시선이 많다.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