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전광판을 통해 선보인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사진.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나사가 인류 역사상 가장 강력한 성능을 갖춘 우주망원경인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찍은 우주의 모습을 공개했다.
우주 깊은 곳의 모습을 선명하게 담아내는 데 성공하면서 우주 관측의 새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12일 메릴랜드주 고다드 우주센터에서 웹 망원경이 포착한 고해상도 우주 사진과 분광 분석 자료를 공식 발표했다.
이 망원경은 근적외선카메라(NIRCam)와 중적외선 장비(MIRI)를 활용해 별의 탄생과 소멸을 비롯해 외계행성의 대기까지 분석해내는 역량을 과시했다.
빌 넬슨 나사 국장은 “모든 이미지는 새로운 발견이다”며 “각각의 사진은 인류가 본 적 없는 우주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노벨상 수상자인 존 매더 나사 선임 과학자는 “사진을 보면 볼수록 은하 어딘가에 생명체가 존재하고 있음을 확신하게 된다”고 말했다.
나사는 별들의 요람으로 알려진 용골자리 성운 가장자리에 위치한 오렌지색 ‘우주 절벽’(Cosmic Cliffs)과 아기별들의 사진을 공개했다.
▲ 용골자리 성운의 우주절벽과 아기별. <미국 항공우주국(NASA)> |
용골자리 성운은 지구에서 약 7600 광년 떨어져 있다. 밤하늘에서 가장 크고 밝은 성운 가운데 하나로 태양보다 몇 배나 더 큰 대형 별의 산실로 알려졌다.
가스와 먼지로 이뤄진 우주 절벽의 가장 높은 봉우리는 7광년에 이른다.
웹 망원경은 약 2500 광년 떨어진 남쪽고리 성운의 소멸하는 별들의 모습도 촬영했다.
▲ 남쪽고리 성운. <미국 항공우주국(NASA)> |
생의 말기에 도달한 별은 반지 모양의 빛을 내뿜는 모습으로 찍혔다.
나사는 2억9천만 광년 떨어진 페가수스자리에 있는 5개의 은하 ‘스테판의 오중주’(Stephan's Quintet)를 찍은 사진도 공개했다.
▲ 스테판의 5중주 은하군. <미국 항공우주국(NASA)> |
이 사진은 웹 망원경이 포착한 이미지 가운데 가장 크다. 1억5천만 화소의 1천 개 그림 파일이 하나로 합쳐졌다. 촬영된 전체 사진은 달 지름의 5분의 1 수준이다.
은하 5개 가운데 4개가 서로 중력으로 묶여있어 춤을 추듯 가까워졌다 멀어지기를 반복하고 있다.
5개 은하 가운데 하나인 NGC7319에는 태양 질량의 2400만 배에 이르는 대형 블랙홀이 있어 은하의 충돌과 블랙홀의 상관관계를 밝히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나사는 기대했다.
나사는 또 1150광년 떨어진 외계행성 WASP-96b의 빛 파장을 분석한 분광 자료를 분석해 이 행성의 대기에 수증기 형태의 물이 존재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 외계행성 WASP-96b의 대기를 분석한 자료. <미국 항공우주국(NASA)> |
WASP-96b는 봉황자리에 위치한 거대 가스 행성으로 질량은 목성의 절반 정도다.
나사는 11일에는 멀리 떨어진 천체의 빛을 확대해 휘게 하는 ‘중력 렌즈’ 역할을 하는 SMACS0723 은하단 사진도 공개했다.
이 사진을 통해 빅뱅 이후 8억 년 뒤인 130억 년 전에 만들어진 초기 우주 천체의 빛이 관측됐다.
▲ 130억 년 전 초기 우주 빛을 포착한 사진. <미국 항공우주국(NASA)> |
웹 망원경은 지난해 12월 우주로 발사돼 올해 2월 지구에서 약 160만 킬로미터 떨어진 ‘제2 라그랑주 점’(L2) 궤도에 안착했다.
과학계는 이 망원경이 우주의 탄생과 진화, 외계 생명체 존재 여부를 규명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임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