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 K2전차 방호체계 눈독들이는 유럽, 수출 가능성 높아진다

▲ K2전차 모습. <현대로템>

[비즈니스포스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필요한 군수물자를 동원하기 위해 군사지원법을 채택하고 전시경제체제로 들어갔다.

전쟁이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우크라이나 주변 나라들은 안보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장강화를 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폴란드와 노르웨이는 현대로템의 K2전차를 비롯한 국내 방산기업의 무기체계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10일 방산업계에서는 현대로템의 K2전차가 폴란드와 노르웨이에 수출된다면 국내 부품 생태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폴란드와 노르웨이가 현대로템의 K2전차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로는 우선적으로 지정학적 문제가 꼽힌다.

두 국가 모두 국가의 위치상 확전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폴란드의 경우 러시아의 칼리닌그라드주와 국경을 맞대고 있고 노르웨이 역시 러시아 무르만스크주와 국경을 마주보고 있다. 

러시아 하원은 최근 ‘해외 군사작전을 지원하기 위한 물자 동원체제 도입법안’을 1차 심의에서 채택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대비하는 것으로 해석돼 동유럽과 북유럽에서 안보적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에 수많은 전차를 동원해 침공을 시작했다. 폴란드와 노르웨이로서는 확전에 대비하기 위해 지상전의 필수적 요소인 전차부대 강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 두 국가가 K2전차에 관심을 보이는 또 다른 이유로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러난 전차의 방호체계의 중요성도 한 몫하고 있다.

러시아 전차는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에 서방에서 조달된 대전차 유도미사일인 ‘재블린’과 드론무기에 무력하게 파괴되는 모습을 보였다.

현대전에서 유도무기의 중요성을 확인한 폴란드와 노르웨이로서는 확실한 능동방호체계를 갖춘 전차인 K2에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다. 

K2전차는 현대로템이 개발한 능동방호 시스템을 통해 날아오는 미사일을 회피하는 유도교란형 소프트킬과 직접 무기를 타격하는 대응파괴형 하드킬 등의 방어체계를 갖췄다.

K2전차에 탑재된 대표적 소프트킬 시스템으로는 복합연막탄과 방호용 레이더, 유도교란 통제장치 등이 꼽힌다.

특히 K2전차는 적군의 대전차 유도미사일이 날아오면 복합연막탄을 통해 미사일을 신속하게 피할 수 있다. 또한 K2전차 전면부에는 휴대용 대전차미사일을 막기 위한 복합장갑이 설치돼 장병의 생존력을 한층 높인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로템 K2전차 방호체계 눈독들이는 유럽, 수출 가능성 높아진다

▲ K2전차 모습. <현대로템>

폴란드와 노르웨이는 이와 같은 방호능력을 갖춘 K2전차를 수입할 뜻이 있음을 내비치고 있다.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국방장관은 올해 5월 현대로템 창원공장을 방문해 K2 전차를 수입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K2전차 공급계약이 성사되면 수출금액은 수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노르웨이도 조 단위 규모로 K2전차를 수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로템 올해 수주목표에는 포함돼 있지 않지만 K2전차의 노르웨이 수주가 올해 말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아울러 폴란드의 경우에도 전차 부족분을 채우기 위해 협의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대로템이 이들 국가에 수출 물꼬를 터뜨리게 된다면 국내부품업체들도 한숨 돌릴 수 있게 돼 의미가 크다.

사실 현대로템의 K2전차는 2020년 3차 양산이 결정된 뒤 4차 양산 결정이 다소 지연돼 국내부품 생태계가 붕괴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던 무기다.

경남 창원시는 지난해 11월 국회 국방위원회에 K2전차 4차 양산사업을 확정해달라고 건의한 바 있다. K2전차의 4차양산은 지난해 말 확정됐지만 올해 예산이 확정돼야 하는 절차가 남아 있다.

예산이 확정되면 지속적으로 생산라인을 가동해 1100여 개 중소협력사들이 운영되는데 단비가 돼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폴란드와 노르웨이에 K2전차가 수출된다면 이는 국산 전차 완제품 수출로는 처음인데다가 국내 전차 부품 생태계를 다지는데도 일조할 수 있다”며 “아울러 지속해서 K2전차의 역량을 높일 환경이 조성되는 만큼 한국 국방력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