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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폭염에 심상치 않은 전력예비율, 9년 만에 전력수급 비상경보 가능성

이상호 기자 sangho@businesspost.co.kr 2022-07-07 15:5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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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폭염에 심상치 않은 전력예비율, 9년 만에 전력수급 비상경보 가능성
▲ 6일 서울 중구 한국전력공사 서울본부에 설치된 전력수급 상황 현황판에 예비전력, 전력예비율 등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올해 때이른 폭염에 평년보다 더운 여름이 예상되면서 전력 수요도 급등할 태세다.

2013년 이후 9년 만에 전력수급 비상경보가 발령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마저 나온다.

7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6월 월평균 최대전력 수요는 7만1805MW(메가와트)로 집계됐다. 지난해 6월보다 4.3% 늘었고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5년 이후 6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치다. 

최대전력 수요는 하루 가운데 전력 사용량이 가장 많은 순간의 전력수요를 의미한다. 월평균 최대전력 수요는 매일 나오는 최대전력 수요의 한 달 평균치다. 

7월 들어서도 전력수요 증가는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일에는 9만1938MW의 최대전력 수요가 발생했다. 2018년 7월24일의 최대전력 수요 9만2478MW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최대전력 수요다.

6월 월평균 최대전력 수요가 높았다는 점뿐 아니라 7월 초라는 이른 시기에 높은 수준의 최대전력 수요를 보였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대전력 수요는 보통 7월 하순부터 8월 중순에 치솟아 왔다. 올해는 7월 초부터 높은 수준의 최대전력 수요를 보인 셈이다.

지난 6일의 최대전력 수요는 지난해 연중 최대전력 수요를 기록한 2021년 7월27일 9만1141MW와 비교하면 3주 이른 시점에 248MW가 더 높았다.

전력거래소는 6일의 최대전력 수요를 놓고 “최근 북상한 제4호 태풍 에어리의 영향으로 고온다습한 기류가 한반도로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서울 최고기온이 33.3도까지 오르는 등 전국적인 폭염특보와 불쾌지수 상승으로 전력수요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여름 전력수요를 놓고 8월 둘째 주쯤에 9만1800~9만5700MW 수준을 보여 지난해 최대전력 수요 9만1천MW 수준을 웃돌 것이라고 바라본다.

6월부터 찾아온 무더위에 전력 사용량이 많은 에어컨의 판매가 급증하는 등 전력수요가 크게 늘어날 조짐이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하이마트에서는 7월 들어 6일까지 에어컨 매출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5% 늘어나고 창문형 에어컨 전문기업인 파세코에는 7월 첫 주말에만 목표물량의 120% 이상 판매 성과를 내는 등 가전업계의 에어컨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

7월 초부터 전력수요가 들썩이면서 전력예비율에도 적신호가 강해지고 있다.

6일에는 한때 전력예비율이 8.7%까지 떨어졌다. 당시 예비전력은 8021MW였다.

통상적으로 전력예비율은 10% 이상을 안정적 상태로 본다.

예비전력 5500MW 미만부터는 전력수급 비상조치에 따른 단계별 경보가 발령된다.

단계별 경보는 예비전력 기준으로 5500MW 미만에는 ‘준비’, 4500MW 미만에는 ‘관심’, 3500MW 미만에는 ‘주의’, 2500MW 미만에는 ‘경계’, 1500MW 미만에는 ‘심각’ 등 5단계다.

정부는 5% 수준까지 전력예비율 하락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박일준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은 6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2 에너지전략포럼’에 참석해 “8월 둘째 주에 전력예비율이 5%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며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문을 닫은 석탄발전소 1~2기의 재가동을 준비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올해 전력수급 비상조치에 따른 경보가 발령된다면 9년 만이다. 2013년 8월에 전력예비율이 3.2%까지 떨어지면서 ‘주의’ 경보가 발령된 적이 있다.

전력예비율이 심각 단계까지 떨어지면 순환 정전이 실시된다. 우리나라에서 순환 정전이 실제 실시된 때는 2011년 9월이 유일하다. 당시 최충경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책임을 지고 대국민 사과와 함께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산업통상자원부는 7월4일부터 9월8일까지를 ‘여름철 전력수급 대책기간’으로 정하고 한국전력공사, 전력거래소 등 전력 유관기관과 함께 ‘전력수급 종합상황실’을 운영하는 등 대응 움직임에 부산하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전력거래소에서는 평년보다 무더울 것으로 전망되는 올해 여름철 역대 최고 수준의 전력수요 증가에 대비해 공급능력 최대 확보와 효율적인 전력수요 관리, 철저한 비상대비 태세 확립을 통한 중단 없는 전력공급 달성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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