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이 이끄는 SK케미칼그룹이 실적개선에 청신호를 켜고 있다.
SK케미칼과 SK가스 등은 신사업에서 투자한 결실을 거둬 실적이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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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 |
31일 업계에 따르면 SK케미칼이 신수종사업인 바이오케미칼 부문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SK케미칼은 최창원 부회장이 이끄는 SK케미칼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회사다.
SK케미칼은 27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혈우병치료제 NBP601(앱스틸라) 시판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국내 바이오 신약 가운데 FDA 허가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글로벌 제약사인 CSL이 SK케미칼로부터 기술을 이전받아 미국 판매에 나선다. SK케미칼은 시판 허가에 따라 CSL로부터 약 50억 원을 사용료로 받고 이후에는 판매액의 5%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박만훈 SK케미칼 사장은 “연구개발(R&D)에 대한 오랜 투자가 결실을 냈다”며 “이번 미국 허가가 세계 시장을 공략하는 데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케미칼은 백신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세계 최초로 세포배양 4가 독감백신 시판허가를 받는 등 독감백신과 프리미엄 백신을 중심으로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김주용 키움증권 연구원은 31일 "SK케미칼은 LS(Life Science)사업부가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했다”며 “6월 이후 폐렴구균백신, 대상포진백신 등 프리미엄백신 출시 대기 중이고 NBP601은 내년 상반기 출시가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신재훈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SK케미칼은 백신과 혈우병치료제, 스페셜티 플라스틱(PPS) 신규매출 등 향후 확실한 실적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K가스도 뚜렷히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SK가스는 1분기에 매출 7261억 원을 거둬 지난해 1분기와 비슷했지만 영업이익이 451억 원으로 20배나 늘어났다. 1분기에 순이익도 229억 원으로 115.15% 증가했다.
SK가스는 지난해 매출 4조790억 원, 영업이익 940억 원을 거둬 실적이 다소 부진했다. 유가하락으로 LPG 재고손실을 입은 것이 주요 원인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유가가 반등세를 보이고 있고 수요도 회복돼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SK가스가 몇년 동안 투자해온 자회사 SK어드밴스드의 프로판탈수소화(PDH) 사업도 결실을 맺고 있다. SK가스는 23일 울산에 PDH공장을 준공하고 연간 60만 톤 규모의 프로필렌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프로필렌-프로판 가격차이가 최근 톤당 400달러 이상을 기록해 손익분기점을 넘어 수익확보가 가능해졌다”며 “외부 협력사와 SK어드밴스드 합작투자로 재무부담을 완화하고 LPG 원료 확보 등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SK케미칼그룹의 막내인 부동산개발사 SKD&D는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도 시장기대치를 밑도는 영업이익을 냈다. 하지만 분양에 따른 비용 증가 때문으로 분석된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SKD&D 실적은 분양사업 진행에 따른 회계적 비용 이슈로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다”고 진단했다. 그는 “SKD&D는 상장된 이후 1년 동안 신규 프로젝트 3건을 수주하면서 동사의 안정적인 사업관리 능력을 보여주었다“며 2017년 실적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선일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SKD&D는 안정적인 고정수익 기반 위에 개발형사업을 하는 선진국형 부동산개발사(디벨로퍼) 개념에 가장 근접한 곳”이라며 “연매출의 6배 규모인 1조2천억 원의 수주잔고를 기반으로 2017년 순이익이 2015년의 2.6배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SK케미칼그룹은 SK그룹 내 소그룹이다. SK케미칼은 SK가스 지분 45.57%를, SK가스는 SKD&D 지분 30.97%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은 SK케미칼 지분 17%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소그룹 전체에 대한 지배권을 행사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