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NH투자증권의 기업공개(IPO) 주관 경쟁력이 예전 같지 않다."
이같은 금융권의 평가에 대해 투자금융(IB) 전문가인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물론 '
정영채 사단'으로 불려왔던 'IB맨' 들로서는 명예회복이 절실한 상황이다.
정 사장은 NH투자증권의 투자금융 부문을 업계 최상위권으로 키운 1등 공신이다.
정 사장이 NH투자증권의 전신인 우리투자증권 시절부터 투자금융부문을 이끌었던 만큼 NH투자증권에는 이른바 '
정영채 사단'으로 꼽히는 IB맨들이 여럿 활약하고 있다.
28일 NH투자증권 안팎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이 기업공개를 담당하는 ECM 부서장들을 교체하며 분위기 쇄신을 꾀하는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은 22일 ECM(주식자본시장) 부서장 교체를 단행했다. ECM1부 김기환 부장, ECM2부 곽형서 부장, ECM3부 윤종윤 부장 등이 신임 부서장으로 발탁됐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ECM 비즈니스의 향후 10년을 준비하기 위한 시작점"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들어 NH투자증권의 기업공개 주관실적이 부진한 데 따른 인사이동이 아니냐는 시선도 나오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상장주관시장에서 좀처럼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면서 기업공개 명가로 꼽히던 자존심을 구기게 됐고 이를 회복하기 위해 부서장 교체를 단행했다는 것이다.
특히 정 사장이 30년 경력의 투자금융 전문가인 데다 굵직한 기업공개를 여럿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던 이력을 고려하면 자존심 회복을 위해 고삐를 죄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정 사장은 2005년 NH투자증권의 전신인 우리투자증권으로 자리를 옮겨 투자금융담당 상무에 올랐고 2018년 대표이사로 선임되기 전까지 NH투자증권에서 투자금융부문을 이끌었다.
NH투자증권의 투자금융부문은 정 사장이 오랜시간 공들여 키워 왔으며 업계 최고수준의 실력을 갖추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기업공개 전담 조직은 2005년 정 사장이 처음 만들었고 핵심 인력에는 '
정영채 사단'이 포진해 있다.
대표적으로 윤병운 부사장과 김중곤 상무를 꼽을 수 있다.
윤 부사장은 IB1사업부 대표 맡고 있다. ECM본부는 IB1사업부 아래에 있는 조직이다.
김 상무는 ECM1~3부를 아우르는 ECM 본부장 맡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정 사장과 20년 가까이 동고동락하며 손발을 맞춘 '
정영채 사단'의 핵심 인물로 전해진다.
윤 부사장은 정 사장의 뒤를 이어 투자금융부문 수장에 올랐다. NH투자증권 안팎에서는 '포스트
정영채'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 사장은 대표이사에 오른 뒤 조직개편을 통해 IB사업부를 IB1과 IB2사업부로 나눴고 윤 부사장을 IB1사업부 대표에 앉히며 두터운 신뢰를 보냈다.
김 상무 역시 정 사장이 대표이사가 된 2018년 연말 임원인사를 통해 상무로 승진했다.
당시 김 상무는 ECM1부서를 맡은 부장이었지만 초고속 승진으로 상무에 오르며 정 사장으로부터 실력을 인정 받았다.
정 사장은 윤 부사장과 김 상무를 향한 신뢰를 다시한번 보여주며 부서장급 인사로 인적 지원과 쇄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NH투자증권은 최근 주관사 선정작업을 마무리한 LGCNS로부터 외면당해 기업공개 명가로 꼽히던 위상에 흠집이 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LGCNS가 주관사 선정을 위해 주요 증권사에 보낸 입찰제안요청서(RFP)를 NH투자증권은 받아보지도 못했다. 이에 정 사장이 직접 발행사측을 설득한 끝에 입찰제안요청서를 수령하고 주관사 선정 경쟁에 뛰어들 수 있었다고 전해진다.
이처럼 정 사장이 직접 나섰고 주관사 선정 프레젠테이션도 직접 진행하는 등 많은 공을 들였지만 최종적으로 NH투자증권은 주관사단에 합류하지 못하며 탈락했다.
이 외에도 NH투자증권은 국내 기업공개 역사상 최대규모였던 LG에너지솔루션 주관사단에도 포함되지 못했고 주관을 맡았던 SK쉴더스, 원스토어 등 주요 기업공개가 올해 연거푸 철회되면서 굵직한 상장주관 실적을 놓쳤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8월 크래프톤 공동주관, 롯데렌탈 공동대표주관을 마지막으로 1년 가까이 대어급 기업공개 주관실적을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