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자는 은행, 증권사, 보험사, 투자신탁사, 연기금 등 국내 자본시장을 이끄는 다양한 법인형태의 투자자로 구성됩니다. 이들은 주식시장의 근간이 되는 기업공개시장을 지배할 뿐 아니라 누구보다 정보를 빠르게 잡아 투자에 활용하죠.

자금력도 막강합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이 보유한 국내 주식 규모만도 165조8천억 원에 이르렀습니다. 오늘 나는 이 종목을 사고 이 종목을 팔았는데, 기관투자자들은 어땠을까요. 증시 돋보기가 알려드립니다.
 
[증시 돋보기] 기관투자자 순매수 1위 삼성전자, 카카오게임즈는 매도

▲ 20일 장중 기관투자자의 순매도 순매수 상위 종목.

[비즈니스포스트] 기관투자자가 삼성전자 주식을 담고 카카오게임즈 주식을 던졌다.

기관투자자는 15일 이후 3거래일 만에 국내증시에서 삼성전자 주식을 가장 많이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20일 국내 주식 정규시장(장 마감 뒤 시간외거래 미포함)에서 기관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을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기관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을 1308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1조2953억 원어치를 사고 1조1645억 원어치를 팔았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기관투자자들의 매수세에도 불구하고 외국인투자자들의 매도세에 힘을 못쓰며 주가가 직전 거래일보다 1.84%(1100원) 내린 5만87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장중 한때 5만81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외국인투자자의 삼성전자 주식 보유 비율이 50% 아래로 내려가면서 삼성전자 주가도 하락했다. 17일 기준 외국인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49.97%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보유 비율이 50%를 밑도는 것은 2016년 4월(49.59%) 이후 약 6년 2개월 만이다.

기관투자자가 두 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SDI로 나타났다. 기관투자자는 삼성SDI 주식을 442억 원가량 순매수했다. 742억 원가량을 매수하고 300억 원가량을 매도했다.

이날 삼성SDI가 인플레이션 국면에서 실적에 방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증권업계 분석이 나온 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SDI를 두고 "자동차전지는 메탈 가격의 판가 연동을 통해 안정적 수익성을 유지하는 한편 하반기에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과 생산차질 이슈가 완화될 것"이라며 "고부가 젠5(Gen 5) 배터리 비중이 확대되며 질적 성장을 시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원형전지는 EV와 전동공구용 매출이 호조를 보이고 파우치전지는 주고객 폴더블폰용 공급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이로써 소형전지는 재차 두자리수 수익성을 실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SDI 주가는 직전 거래일보다 0.54%(3천 원) 오른 55만9천 원에 장을 마감했다.

기관투자자 순매수 3위는 LG화학이 차지했다. 

기관투자자는 LG화학 주식을 249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604억 원어치를 사고 355억 원어치를 팔았다. 

기관투자자는 8일부터 9거래일째 LG화학 순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밖에 현대차(197억 원), SK하이닉스(187억 원), 엘앤에프(184억 원), SK이노베이션(151억 원) 등이 기관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종목에 들었다. 

반면 기관투자자가 이날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카카오게임즈로 나타났다.

기관투자자는 카카오게임즈 주식을 55억 원어치 사고 222억 원어치 팔았다. 순매도 규모는 168억 원으로 집계됐다.

카카오게임즈는 20일 일본 사이게임즈가 개발한 모바일 게임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를 구글플레이, 애플 앱스토어에 정식 출시했다.

올해 최대 기대작 출시에도 불구하고 카카오게임즈 주가는 직전 거래일보다 10.14%(5700원) 급락한 5만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카카오게임즈 주가 급락은 올해 게임주의 전반적 부진에 더불어 신작이 출시된 데 따른 부정적 효과까지 겹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작 출시 전까지 신작 출시에 따른 기대감에 주가가 상승하지만 게임 출시일에는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주가가 하락하는 것이다. 

기관투자자가 두 번째로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DB하이텍으로 나타났다. 

기관투자자는 DB하이텍 주식을 99억 원어치 순매도했다. 72억 원어치를 사고 171억 원어치를 팔았다.

기관 및 외국인매도세에 이날 DB하이텍 주가는 6.10%(3600원) 내린 5만5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밖에 가온칩스(-93억 원), LG전자(-88억 원), 포스코홀딩스(-79억 원) 등이 기관투자자의 순매도 상위 종목 5위 안에 들었다. 진선희 기자
[증시 돋보기] 기관투자자 순매수 1위 삼성전자, 카카오게임즈는 매도

▲ 20일 국내 주식시장에서 기관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을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화면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