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한 장티푸스 백신이 제형 용량별로 동등한 효능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와 국제백신연구소(IVI) 연구진은 최근 국제학술지 ‘란셋 지역건강-서태평양(The Lancet Regional Health - Western Pacific)’에 장티푸스 백신의 용량별 효능을 평가한 임상3상 결과를 게재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장티푸스 백신 효능 입증, 임상3상 결과 '란셋' 게재

▲ SK바이오사이언스 안동 공장 전경.


이번 임상은 필리핀에서 6개월~45세 사이 성인과 어린이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장티푸스 백신 용량별 제형의 면역 동등성을 평가하는 한편 대조 백신과 안전성을 비교하기 위해 실시됐다.

임상 참가자들은 다회 용량(멀티도즈)이나 단일 용량(싱글도즈) 백신을 1회씩 주사했다. 대조군은 수만구균 백신을 접종했다. 

임상 결과 SK바이오사이언스 장티푸스 백신은 접종 4주 후 용량별로 거의 비슷한 혈청전환율을 보여 면역 동등성을 입증했다. 백신 접종 후 항체가가 4배 이상 증가한 사람의 비율인 혈청전환율은 다회 용량에서 98.38%, 단일 용량에서 98.81%로 나타났다.

장티푸스 백신의 안전성도 확인됐다. 폐렴 등 심각한 부작용 5건이 보고됐지만 모두 백신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판단됐다.

연구진은 이번 임상에서 장티푸스 백신을 용도에 따라 비용 효율적으로 접종할 근거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일반적으로 다회 용량 백신은 단일 용량 백신보다 용량당 가격이 낮고 유통 공간도 덜 차지하지만 폐기율은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은 “단일 용량과 다회 용량 백신이 모두 세계보건기구(WHO)의 사전적격성 인증을 받게 되면 어린이를 위한 일상적인 접종에는 단일 용량 백신을, 난민 캠프처럼 질병이 대량 발생하는 환경에는 다회 용량 백신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13년부터 국제백신연구소와 장티푸스 백신을 공동 개발해왔다. 앞서 네팔에서 진행된 임상3상을 통해 세계보건기구 사전적격성 인증을 받은 기존 백신과 동등한 면역원성을 입증했다.

이에 따라 장티푸스 백신의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스카이타이포이드 멀티주’라는 이름으로 수출용 품목허가를 받음으로써 6번째 자체 백신을 확보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장티푸스 백신에 관해 세계보건기구 사전적격성 인증을 받은 뒤 내년부터 글로벌 공급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웠다. 

장티푸스백신은 주로 국제연합(UN) 산하 기관의 국제 입찰을 통해 공급이 이뤄진다. 여기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사전적격성평가 인증이 필요하다. 임한솔 기자